우주의 먼지가 흔들리는 일
어린 시절 하늘에 있는 별을 볼 때면 세상에서 반짝이는 모든 것들 중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했었다. 어두운 밤을 이겨내고 반짝이는 빛이라니, 동화책에서 읽었던 별에 대한 이야기들은 모두 아름다웠고 나도 별처럼 반짝이는 삶을 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별똥별을 보며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말을 듣고 떨어지는 순간까지도 경이로운 역할을 한다며 별을 사랑하다 못해 동경했다.
그러다 우연히 읽게 된 책에서 할 말을 잃고 한동안 멍했던 기억이 있다. '별'이란건 화려하게 빛을 뿜어내는 어떤 물질이 아니라 우주의 먼지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것이고, 실은 반짝반짝 빛나는 것이 아니라 불안하게 흔들리고 있는 거라고. 별은 생명을 다하면 우주 공간에 자기 물질들을 내뿜으며 죽어버리는데 흩뿌려진 것들이 어떤 섭동에 의해 다시 뭉치기도 하고 뭉치다가 힘이 세지면 주변 물질들을 끌어오고 그런 과정을 통해 또다시 새로운 별이 탄생하는 거라고 했다.
그토록 예쁘게 반짝인다고 생각했던 별이 우주의 먼지라니,
반짝이는 게 아니라 흔들리는 거라니,
이건 우주의 대사기극이라며 밤새도록 울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어른이 된 지금은 별이 우주의 먼지라는 사실에 안도한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라던 말처럼, 우주의 먼지 같은 나도 멀리서 보면 빛나 보일 수 있겠구나, 불안하게 흔들리는 삶도 반짝이는 중이라고 생각하면 되려 위로가 됐다.
별의 잔해 속에서 또다시 별이 탄생하는 것처럼 먼지 부스러기 같은 순간들도 결국 별이 될 수 있다고, 그러니 내 삶의 모든 조각들은 다 쓸모 있는 거라고. 그렇게 생각하면 견디기 힘든 일들도 금세 괜찮아지곤 했다.
우주의 먼지가 별이 되고
불안한 흔들림은 반짝임이 된다.
그러니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날들은 별처럼 반짝이는 날들이다.
오래된 상처도 언젠가 꽃이 될 수 있다는 동화 속 이야기가 오늘도 우주에서는 실제로 이루어진다.
그러니 먼지 같은 존재라고, 불안하게 흔들리는 날들이라고 슬퍼할 필요가 없다.
결국 우리는 모두 반짝이는 별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