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한 접시, 그리고 후식 - 3

오이 샌드위치부터 복숭아 병조림까지

by 송경수


여름 한 접시. 이 책에 등장하는 음식들은 대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것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사실, 저도 요리할 때 복잡한 음식을 잘 만들지 않습니다. 약간의 채소 손질 정도는 거뜬하지만, 그 이상의 복잡함이 주어지면 요리하는 게 부담스럽습니다. 가끔 복잡한 요리를 시도하기도 하지만, 그건 정말 간절히 만들어 먹고 싶은 음식이나 디저트일 때입니다. 그러나 그런 순간은 드물고, 대부분의 일상은 간단한 요리로 채워져 있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왜 저는 이렇게 간단한 요리만을 찾는지 고민해 보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깨달은 것은, 간단한 요리를 추구하는 이유가 복잡함을 내려놓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시간 중 하나라는 것이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요리하는 시간과 몇 가지 취미 활동을 제외하고는 제 삶이 복잡함의 연속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복잡한 일상에서 잠시 해방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럴까요? 요리할 때마다 느끼는 즐거움은 정말 특별합니다. 복잡함을 내려놓고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재료를 손질하고, 조리하며, 간단한 맛을 만들어내는 그 과정 속에서 저는 잠시나마 여유로운 일상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시간을 찾은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렇게 간단한 요리들이 제 일상 속에서 소중한 쉼표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저는 앞으로도 간단한 요리를 계속해서 즐길 것입니다. 복잡한 세상 속에서 여유를 찾는 방법이자, 저 자신을 돌보는 소중한 시간이니까요.


'여름 한 접시'에 나오는 음식들을 따라 해 보면서, 일상의 복잡함을 잠시 내려놓고 여유로움을 발견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여러분의 일상 속에서 각자만의 여유로움을 발견할 수 있는 시간들이 있기를 바랍니다.




오이 샌드위치 - 여름은 갑작스럽다


여름은 알 수 없는 날씨로 가득한 나날들입니다. 날씨 예보가 있더라도 여름의 변덕스러움은 우리를 곤란하게 합니다. 이렇게 알 수 없는 여름의 날씨는 마치 저의 기분 상태와 닮아 있다는 것을 매 여름마다 느끼고 있습니다. 날씨도 알 수 없는데, 제 기분마저도 알 수 없는 계절, 그래서 여름을 생각하면 거부감이 들었나 싶기도 합니다.


아무리 알 수 없는 것들 투성이라도 계절은 찾아오고, 삶은 나아가게 됩니다. 즉, 여름은 이미 찾아왔고, 제 기분이 어떤 상태이더라도 삶은 계속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죠.


그러한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지금 눈앞에 보이는 것에만 걱정하고 불안하며 살아온 일상에서 자유를 얻고, 여름이 왔다는 사실에 잠시 위로를 받는 시간이었습니다. 날씨가 변덕스럽더라도 여름은 찾아왔고, 기분을 알 수 없어도 나는 나 자신 그대로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고 온전한 그 모습 그대로인 것입니다. 우리의 삶 바로 앞에 놓인 것에 지금 당장 흔들려도, 우리라는 존재는 변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지금 흘러가고 있는 이 순간들이 우리의 존재를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는 것을 느낍니다.

이 에피소드를 통해 어떤 것에 흔들리고 넘어지더라도, 여러분의 존재가 더욱 단단해지고 있음을 느끼며, 여러분께 잔잔한 위로가 전해지기를 바랍니다.




샐러드 파스타 - 다채로운 여름


여름은 녹음만 있을 것 같지만, 생각보다 다채로운 색감을 즐기고 누릴 수 있는 계절입니다. 단지 녹음이 조금 더 많이 보여서 푸른색만 연상할 뿐이죠. 여름의 다채로움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이 에피소드를 글로 담아보았습니다.


날씨는 너무 더운데, 파스타가 먹고 싶은 마음과의 충돌 속에서 샐러드 파스타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냉파스타를 쉽게 접해본 적이 없었지만, 레시피를 찾아보니 간단하게 만들 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집에 있는 여름 채소와 방울토마토, 그 외 재료들을 모아 샐러드 파스타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만들다 보니 여름의 색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빨갛게 익은 토마토와 녹음이 짙은 어린잎 채소들. 그것들은 여름의 색감을 담아내고 있었습니다.


제가 발견한 여름의 색감은 녹음이 짙은 숲, 지평선 너머로도 푸른 바다, 몽글몽글 솜사탕 같은 뭉게구름, 뜨거운 햇살이 간지럽혀 빨갛게 웃은 방울토마토, 장대비 속에서 우뚝 솟아나는 어린잎 채소들이 있었습니다. 여러분들이 발견한 여름의 색감은 무엇이신지요. 조금만 찾아보면 우리가 익숙함에 잊고 지낸 것들이 새롭게 그리고 다채롭게 다가올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여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갈 것입니다.




복숭아 병조림 - 여름의 맛 담아두기


여름을 잘 보낸 것 같더라도, 지나고 나면 여름을 더 누릴 걸 하는 아쉬움이 종종 찾아옵니다. 그런 순간이 찾아와도 여름을 작게나마 찾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다가, 여름의 맛을 담아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름의 대표 과일인 복숭아를 이용하면 더욱 좋겠다는 마음이었죠. 복숭아는 여름 한철에만 나오는 과일로, 여름이 아니면 맛볼 수 없는 특별한 과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복숭아를 어떻게 담아둘까 고민하던 중, 마트에서 장을 보다가 복숭아 통조림을 발견했습니다. 그때 복숭아를 단맛에 가두면 되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그렇게 복숭아 병조림을 만들게 되었고, 여름의 맛이 그리울 때마다 하나씩 꺼내 먹으며 잠시 여름을 기억해 보았습니다.


가끔씩 여름이 그리울 때, 여러분만의 방법으로 여름을 담아두는 것은 어떨까요.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여름을 담아두는 한 가지 방법이 되겠네요. 그렇게 함께 여름을 담아내며 그 순간도 즐거운 기억으로 남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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