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한 접시, 그리고 후식 - 4

청포도잼부터 레몬젤리까지

by 송경수


‘여름 한 접시’는 계절의 흐름과 그 속에서 느끼는 감성을 다시금 되새기게 해주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여름의 햇살과 바람,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기억들은 우리의 일상에서 종종 잊혀지기 쉬운 소중한 부분입니다. 책을 집필하면서 저는 여름의 풍경과 그 안에서 저를 둘러싼 다양한 감정들을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현실에 치이다 보면 계절이 주는 감성을 놓치기 쉽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여름의 시원한 바다나 푸른 나무 그늘은 잊혀지고, 우리는 눈앞의 일들에만 집중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 책을 쓰면서 그런 순간들을 되돌아보게 해 주었습니다. 여름의 따뜻함, 그 속에서 느껴지는 행복과 그리움은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앞으로의 삶에서도 계절이 주는 감성을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비록 현실에 치여 그 감정을 놓친다 하더라도, ‘여름 한 접시’를 다시 꺼내보며 그 시절의 감성을 되새기고, 그렇게 다시 삶을 천천히 나아가고 싶습니다. 주변을 바라보며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그 속에서 새로운 감정을 발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계절의 흐름에 귀 기울이며, 그 속에서 저만의 이야기를 찾고 싶습니다. 여름의 잔잔한 여운을 느끼며, 그 감성을 소중히 간직하고 싶습니다. ‘여름 한 접시’는 저에게 그런 기회를 준 고마운 책입니다. 그동안 책을 사랑해 주시고, 여름의 기억을 함께 회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시 돌아올 여름을 기다리며, 그 감성을 다시 느껴보기를 소망합니다.




청포도잼 - 새콤달콤한 여름과 청포도


여름의 기억은 언제나 특별한 감성을 불러일으킵니다. 특히 어린 시절의 여름은 그 자체로 하나의 세계를 이루고 있죠. 저에게도 그런 아련한 여름의 추억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할머니 집의 청포도나무와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할머니 집 마당은 여름이 되면 푸르른 청포도 나무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햇살이 내리쬐는 그곳에서는 알알이 맺힌 청포도가 빛을 받아 반짝였고, 그 모습 사이로 달짝한 냄새가 은은하게 온몸을 감쌌습니다. 저는 가끔씩 나무 아래에 앉아 매미의 소리를 들으면서 그 포도를 바라보곤 했습니다. 맴맴 반복해서 우는 매미 소리는 계속 듣고 싶은 소리였고, 그 소리 속에는 여름의 열기가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자동차 보닛 위로 올라오는 아지랑이는 그 여름의 더위를 더욱 실감 나게 해 주었고, 그 후덥지근함 속에서 느껴지는 소소한 행복이 있었습니다. 청포도를 따서 한 입 베어 물면, 새콤달콤한 맛이 여름의 더위를 잊게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들은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고, 마음의 한 켠에 소중히 간직되고 있습니다.


세월이 흘러도 그 기억은 여전히 생생합니다. 그때의 여름은 단순한 계절이 아닌, 저의 어린 시절 한 켠이 새콤달콤하게 채워져 있는 특별한 시간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소중한 순간을 글로 남기기로 했습니다. 언젠가 이 글을 다시 읽으며, 그 여름의 기억이 저를 감싸주기를 바랍니다.


여러분도 각자의 여름 속에서 기억하고 싶은 순간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 순간들을 떠올리며, 함께 이 글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아련한 추억 속에서 우리는 다시 그 시절의 향기와 온기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여름의 기억은 단순한 과거가 아니라, 우리를 지금 이 순간으로 이끌어주는 소중한 연결고리입니다.




초당옥수수 빙수 - 여름이 즐거운 추억


여름이 찾아오면 꼭 찾는 여름작물이 있습니다. 바로 옥수수입니다. 여름만 되면 옥수수를 찾게 되는 이유는, 이 작물이 저에게 여름의 상징이기 때문입니다. 여름에 옥수수를 많이 먹었던 기억이 떠오르며, 그 기억을 글로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만약 옥수수가 빠진다면, 제 여름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사라진 것처럼 느껴져 온전한 저만의 여름을 완성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옥수수는 여름의 한가운데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저만의 여름 지표와 같습니다.


옥수수로 다양한 방법으로 만들어 먹은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사카린을 듬뿍 넣어 쪄서 먹기도 하고, 버터에 구워서 고소하게 먹기도 하고, 옥수수를 갈아서 빙수로 만들어 먹기도 하며 저만의 여름을 그렇게 채워갔습니다. 그때마다 여름 한가운데 있음에 기쁨을, 여름의 존재에 감사함을 느끼며 일상을 보냈습니다.


이 에피소드를 통해 여러분의 여름 지표는 무엇인지 고민해 보시길 바랍니다. 여름 지표를 찾아보며 여름 한가운데의 추억을 되새기고, 여름의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옥수수처럼, 여러분의 여름 지표도 소중한 추억을 담고 있기를 바랍니다.


여름이 가져다주는 따뜻한 순간들이 여러분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아 있기를 기원합니다. 지금까지 지나온 여름의 기억이 여러분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기를 바랍니다.




레몬젤리 - 나 몰래 그리워했던 여름


'여름 한 접시'의 마지막 에피소드는 레몬젤리로 마무리하게 되어 정말 의미가 깊습니다. 레몬젤리는 단순한 디저트가 아니라, 여름의 추억과 감성을 담고 있는 특별한 요리입니다. 이 젤리를 만드는 과정은 간단하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는 무척 깊습니다.


먼저, 물은 끊임없이 흐르는 삶과 같습니다. 우리는 매일 같은 일상을 반복하며 살아가지만, 그 속에서도 여름의 상큼함을 느끼고 싶어 합니다. 물속에 섞이는 레몬즙은 여름이라는 계절의 상징으로, 그 신선한 맛은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의 기분 좋은 순간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설탕의 작은 알갱이는 그 여름 동안 쌓인 달콤한 추억을 의미합니다. 폭염을 피해 친구들과 카페에서 시원한 에이드를 즐기던 날, 가족과의 1박 2일 바닷가 여행, 그리고 무더운 날씨 속에서 잠시나마 느꼈던 시원한 바람까지 그 알갱이 하나하나에 담겨 있습니다.


판젤라틴은 이러한 모든 것을 고스란히 잡아두는 역할을 합니다. 냉장고에서 젤리가 굳어지는 과정은 마치 우리의 기억이 차가운 겨울 속에서 잠시 멈춰 있는 것과도 같습니다. 그러나 굳어있던 여름의 기억을 꺼내 한 입 떠먹으면, 사르르 녹는 젤리 속에서 여름의 맛과 향이 다시 살아납니다. 이처럼 레몬젤리는 모든 에피소드의 정수를 담아내며, 우리가 느꼈던 여름의 소중한 순간들을 되새길 수 있는 디저트입니다.


마지막 레시피로 레몬젤리를 선택한 것은 그 자체로 여름의 모든 감정과 기억을 담아내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레몬젤리를 통해 언제든지 여름의 추억을 되살릴 수 있기를 바라며, 그 맛과 향이 우리를 다시 그 시절로 데려다주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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