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시간을 기억하며

by 송경수



당신의 여름은 어떤 기억 속에 남아 있는가. 어떤 여름의 기억이 떠오르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아도 좋다. 나도 여름의 기억을 떠올리는 데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생각이 오래 걸렸던 것을 보니, 어쩌면 여름은 나에게 그리 흥미로운 계절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름의 기억을 꺼내고 싶었다. 나의 여름은 어떠했는지 굳이 알고 싶었다. 그냥 지나치기엔 그동안 머릿속과 마음속에 자리한 여름이 궁금했다.


천천히 여름의 기억을 하나씩 꺼내보니, 연결되는 것들이 있었다. 바로 음식이다. 특히 직접 만들어 먹었던 기억들이 많이 남아 있었다. 요리하는 것은 일상의 평범한 부분이라 생각했지만, 지나고 보니 일상의 기억들을 채우고 있었다. 여름이라는 다채로운 기억들이 재료가 되어, 복숭아 조림이나 초당옥수수 빙수처럼 한 접시씩 담아낸 것만 같았다. 이렇게 모이고 모여 여름이라는 밥상이 차려지게 된 것이다.


이제 지나온 여름의 기억을 하나씩 꺼내어 한 접시씩 담아내고자 한다. 잔잔한 일상 속에서 직접 요리하며 오롯이 느꼈던 여름의 시간을 기억하고자 부족한 말솜씨와 그림으로 써내리고, 그려서 한 권의 책으로 남기려 한다.


누군가에게는 잔잔한 책으로, 누군가에게는 요리 레시피로,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길 바라며 이 책을 통해 천천히, 그리고 충분히 여름의 시간을 오롯이 느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