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하는 연습 ⑦ — 환대가 남긴 마지막 하루
마지막 날, 시끄러움 속에서 또렷하게 들린 말들이 나를 다음으로 보냈다.
새로운 도전을 위해, 다니던 직장을 마무리하고 퇴사했다.
끝은 늘 아쉽다.
그런데 오늘은 “잘 떠난다”는 감각이 있었다.
그게 내 마음을 조금 가볍게 했다.
퇴사하는 마지막 날, 동료들이 잠깐 모였다.
마지막 인사를 건네느라 주변은 꽤 시끄러웠다.
웃음도 섞이고, 누군가는 말을 더 보태고, 누군가는 손을 흔들었다.
마스크가 표정을 가렸지만, 웃으려다 멈춘 입술이 있었다.
아쉬움이 먼저 올라왔다.
그래도 나는 한 분 한 분 눈을 맞췄다.
그리고 같은 말을 여러 번 했다.
“그동안 감사했고, 건강하세요.”
말은 단순한데, 마지막 날에 그 문장은 이상하게 무거워졌다.
시끄러움 속에서도 목소리들은 또렷했다.
시끄러운 한가운데에서 오히려 조용해지는 순간이 있다. 그날이 그랬다.
공기는 들떠 있으면서도 차분했다. 떠나는 자리인데, 마음은 이상하게 따뜻했다.
원장 선생님 중 한 분은 내가 퇴사하는 걸 알고 계셨다.
먼저 퇴근하시기 전에 나를 따로 불러 주셨다.
그리고 짧게, 분명하게 말씀하셨다.
“그동안 고생하셨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이상하게 ‘잘 살았다’는 기분이 들었다.
내가 대단한 일을 해서가 아니라, 내 몫을 성실히 해왔다는 사실이 누군가에게 전해졌다는 느낌 때문이었다.
다들 나를 좋게 봐주셔서 고마울 뿐이었다.
여기서 보낸 시간은 6개월.
달력으로 보면 짧다. 하지만 시간이란, 그 안에서 어떤 마음을 주고받았는지에 따라 길이가 바뀌기도 한다.
그 시간 동안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눈에 보이지 않지만 끈끈한 무언가가 남았다.
나눔의 정이라는 말이 있다면, 아마 이런 장면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처음엔 공부 시간을 벌어보고자 시작했던 일이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좋은 사람들과 일하게 되어서 기뻤고, 덕분에 더 많이 느끼고 배웠다.
좋은 경험이었고, 좋은 추억이 되었다.
나는 마지막 인사를 받으며 문득 생각했다.
내가 여기서 “일”만 한 게 아니었구나.
사람들과의 관계를 조심스럽게 쌓아왔고, 그걸 끝까지 잘 지켜낸 시간이었구나.
어딜 가든 자기 몫의 일을 열심히 하고,
정직하게 거짓 없이 온화한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면
일도 사람도 결국 그걸 알아준다는 걸 이번에 배웠다.
이번엔 그걸 머리로 이해한 게 아니라, 내 삶에서 확인한 느낌이다.
가득 찼던 공간이 비워지고 나면, 그 자리에 또 새로운 것들이 채워지겠지.
이제 나는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두 달 동안 새로운 것을 배우게 된다.
설레고 기대되고, 조금 흥분도 된다.
새로운 나의 여정, Part 2.
이제 다음으로 넘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