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되고 창문 밖이 유독 서글프게 느껴진다.
생명이라곤 나 하나뿐인 반지하는 제법 춥다.
그래도 이런 고독한 추위 덕분에 곰팡이가 덜 핀다는 게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인류의 모든 문제는 인간이 방 안에 조용히 혼자 앉아 있을 수 없는 데서 비롯된다고 하던데,
그래서일까 혼자 있는데 무서워졌다.
이럴 때일수록 나 자신을 다듬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맞지만,
이 추운 겨울, 마음 두고 싶은 작은 친구도 필요했다.
분명 붕어빵을 사러 나왔는데, 알 수 없는 뇌의 지시를 받고 몸이 다이소로 움직였다.
초등학생 때 엄마한테 사달라고 졸랐던 씨몽키가 그대로 C장난감 코너에 있었다.
장난감 코너에 있다는 게 안쓰럽긴 했지만, 나를 만난 이상 안쓰럽지 않게 살게 해 줄게!
어떻게 수돗물만으로 50년을 동결되어 있다가 태어날 수 있는 거니
정말 신비롭고 소중한 존재구나
어릴 때는 한 달 만에 떠나버렸는데
지금은 어떨까
어른이 된다는 건
한 생명을 끝까지 지켜보는 일이라는 걸 이제야 조금 알겠다.
어릴 땐 귀여우면 그저 품에 들였다.
이 작은 생명들이 얼마나 빨리 떠나는지도 모른 채, 쉽게 받아들였다.
애정에 비해 지식이 부족했고,
그래서 오래 함께하지 못했다.
마음이야 어쨌든 한 생명에 대한 공부와 배려가 미흡했기에 진정 한 생명을 사랑했다고 말할 수도 없다.
그래서인지 이번 씨몽키는 더 애틋하다.
우리 집 반지하 수돗물을 머금고
오래 잠들어 있던 알을 스스로 깨고 나왔다.
매일 다섯 번, 산소 스포이드를 통해
지구의 공기를 들이마시며 헤엄친다.
손톱깎이에 잘려나간 손톱보다도 작은 몸으로
참 열심히 수영을 한다.
손톱깎이로 잘려나간 내 초승달 모양의 새끼손톱보다도 작은 이 생명체가 열심히도 수영을 한다.
최장 수명이 2개월이라고 하지만, 그것에 슬퍼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살아보자!
가볍고 즐겁게만 여기지 않을게
내 삶에 들러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