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셀프 인테리어]#7. 필름, 드디어 쉬어 가기

60일의 기록

by 임은미

철거, 목공, 타일처럼 구조를 다루는 공정을 지나면 도배, 도장, 필름 시공은 셀프 인테리어에서 상대적으로 부담이 줄어드는 구간입니다. 시공 난이도는 낮고, 단가도 일정하며, 시공자의 숙련도도 안정적인 편이죠. 드디어 ‘이건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하지만, 선택까지 쉬운 건 아니었습니다. 도배·도장·필름 중 어떤 마감 방식을 어디에 적용할지. 취향과 구조, 유지관리까지 함께 고려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구조에 맞는 마감 선택


벽체 마감은 단순히 덮는 작업이 아닙니다. 공간의 인상과 질감을 결정짓는 마지막 마감이자 시선의 끝점입니다. 도장은 고급스럽고 정교한 질감을 주지만 예산 부담이 크고, 도배는 시공이 빠르고 가성비가 좋지만 재질감은 다소 평면적일 수 있습니다.


그 중간을 채우는 방식이 바로 필름입니다.


기존 자재 위에 바로 덧붙이는 시공이라 철거가 필요 없고, 특히 문틀이나 문선처럼 교체가 어려운 구조물엔 짧은 시간 안에 깔끔하게 마감할 수 있는 실용적인 선택지입니다.





문틀과 문선, 가장 효율적인 선택


몬스테라홈의 전체 콘셉트는 선이 단순하고, 시선 흐름이 끊기지 않는 정돈된 느낌을 목표로 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모든 마감을 그렇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특히 문틀과 문선은 교체 비용도 크고, 구조적으로도 까다로운 부위입니다. 고민 끝에 기존 문선을 철거한 뒤, 9mm MDF를 덧대고 필름을 입히는 방식으로 정리했습니다.


처음엔 무문선 마감도 고려했지만, 도배 마감 위로 문을 열고 닫을 때 벽지의 마모와 까짐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 신경 쓰였습니다. 실제로 무문선은 도장 마감에서 더 적합하다는 전문가 의견을 듣고 전체 두께감과 시선 흐름을 고려해 9mm 문선이 가장 안정적이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필름 컬러 선택, 간단하지만 중요한 판단


컬러 선택은 비교적 빨랐습니다. 전체 인테리어의 톤이 웜화이트, 베이지, 브라운 계열로 정리되어 있었기에, 현관문 역시 같은 계열로 연결되도록 삼성 solid 97 제품을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색은 카탈로그에서 보는 것과, 실제 시공 후 조명 아래에서 보는 것이 다릅니다. 샘플에서는 은은한 베이지였던 색이 현장에서는 훨씬 밝아 보이거나, 때로는 벽지와 미묘하게 어긋나기도 하죠.


특히 필름은 빛을 반사하는 재질이기 때문에, 벽지·몰딩·바닥재와 어울리지 않으면 톤이 깨져 보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작은 샘플이 아니라, A4 이상 큰 사이즈의 샘플을 직접 벽에 붙여 본 뒤에야 결정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낮과 밤, 간접조명과 자연광 아래서 각각 색이 어떻게 달라 보이는지도 체크했습니다.


색을 고르는 건 단순한 선택처럼 보이지만, 그 색이 어떤 빛 아래 어떤 공간에서 어떤 톤으로 보일지를 미리 그려볼 수 있어야 좋은 마감이 나옵니다.





필름 공정으로 알게 된 것들


쉽게 보이던 공정이 오히려 중요한 걸 알려주었습니다. 선택이 쉬울수록, 기준은 더 명확해야 한다는 것.

몬스테라홈에서는 도배는 벽과 천장의 넓은 면적에, 필름은 문틀과 도어처럼 재사용이 필요한 구조 부위에만 적용했습니다. 그 작은 기준 하나가 예산과 완성도를 동시에 지켜주었습니다.


필름은 그런 공정이었습니다. 적은 비용으로 최대의 정돈감을 만들어주는 공정.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도어를 열고 닫을 때마다, 몰딩과 벽지가 맞닿는 그 작은 면 하나에서 공간이 얼마나 정돈돼 보이는지가 결정됩니다.


그걸 이번 공정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작은 마감 하나에도 기준이 있어야 전체 흐름이 흐트러지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그 기준은 결국, 어디를 바꾸고, 어디를 살릴지를 미리 정해두는 데서 시작된다는 것.



[3년 간의 준비, 셀프 인테리어_몬스테라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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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도배, 가장 믿었던 업체였는데

[몬스테라즈, 셀프 인테리어 가이드 북 '디테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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