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셀프 인테리어]#8. 도배, 가장 믿었던 업체인데

60일의 기록

by 임은미

가장 보편적인 방법


도배는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강력한 벽 마감 방식입니다. 비용 부담이 적고, 시공도 비교적 간단하지만 벽지의 선택은 큰 변화를 줄 수 있습니다. 실크 벽지의 내구성도 크게 향상되어, 예전처럼 오염 시 곧바로 교체해야 한다는 부담도 줄었습니다. 물티슈로 닦아내는 정도로 일상 관리가 가능합니다.





위기의 순간


도배 공정에서 위기가 올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앞 공정에서 좋은 시공자 분들을 만난 덕분에 큰 문제 없이 공정이 흘러왔기 때문에, 오히려 걱정 없이 기다리던 단계였죠. 그런데 어느 날, 문자 한 통이 도착했습니다.

“생각보다 품이 많이 들어서, 시공이 어렵겠습니다.”

라는 생각도 못한 일방적인 취소 통보였습니다.


분명 전날 기분 좋게 실측을 하고 가셨는데, 아무 말도 없이 갑작스럽게 도착한 통보에 당황했습니다. 혹시 현장 실측 때 제 행동이나 말투가 도배사님의 기분을 상하게 한 건 아닐까, 괜히 제 모습을 되짚어보기도 했습니다.


문자를 받자마자 급히 다른 업체들을 수소문했지만, 이틀 후 시공 가능한 팀을 찾는 건 불가능했습니다. 결국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기존 도배사님께 전화를 걸었습니다.


천안까지 출장 시공이 가능한 수도권의 몇 안 되는 무몰딩 전문 도배팀이었기에 이미 수개월 전 도면 기반으로 예약을 했었습니다. 그렇기에 쉽게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도배가 밀리면 이어질 조명, 가구 시공까지 지연되기 때문에 그 여파가 매우 큽니다.

“문자 한 통으로 이유도 없이 취소되는 건 인테리어 전체 공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이다. 금액이 문제라면 조율해보자”

고 정중히 말씀드렸습니다.


이유를 듣고 보니 현장 실측 당시, 예상보다 집이 넓고 인코너가 많아서 4품이 더 들고 자재도 더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2품만 추가하고 자재는 한 등급 낮추는 조건으로 조율하면서, 당초 예상한 예산 안에서 시공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문자 한 통에 얼어붙었던 가슴이 전화를 끊고 나서야 조금 진정되었습니다.





질감의 선택


무몰딩, 무걸레받이 콘셉트를 유지하고 있었기에 도배도 도장처럼 느껴지는 질감을 원했습니다. 처음엔 고급 벽지인 디아망 시리즈를 고려했지만 막상 비교해보니 은은한 실크 벽지가 더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시공자 추천을 받아 개나리 벽지 7번라인 웜톤 계열을 선택했습니다. 질감은 섬세하고, 색감은 도장에 가깝게 차분했습니다. 벽 퍼티 작업도 여러 번 반복해 정리한 후 시공에 들어갔습니다. 무몰딩 시공에서는 퍼티의 품질이 마감 전체를 좌우하므로, 특히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마무리와 A/S


시공자들의 손끝이 정교하여 도배 시공은 전반적으로 깔끔했습니다. A/S는 2~3회에 걸쳐 진행되었는데, 특히 벽체 퍼티가 많이 들어갔던 구간에서 벽지에서 물이 흘러 나오는 일이 발생해 누수를 의심할 정도였습니다. 해당 부분은 도배지를 다시 벗기고 며칠을 건조 후 재시공했으며, 약간의 표면 질감 차이는 남았지만 책임감 있게 마무리해 주셨습니다.





도배 공정으로 알게 된 것들


도배는 겉으로 보기엔 가장 단순해 보이는 공정이었지만 생각보다 많은 결정과 조율이 필요했습니다.

문자 한 통으로 공정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실감했고, 도배 하나가 밀리면 조명, 가구 등 다음 공정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위기를 경험하기도 하였습니다.


마감선 처리, 퍼티 작업의 균일함, 재시공이 필요했던 A/S 상황까지… 디자인보다 훨씬 실질적인 ‘기술의 정직함’이 공간의 완성도를 결정한다는 걸 도배 공정에서 실감했습니다.


그리고 도배는 몬스테라홈에 들어온 시공 업체 중에서 가장 유명한 팀을 섭외한 것인데, 다소 아쉬운 경험을 하게 됨으로써 유명한 팀이라 해서 늘 만족스러운 결과가 따라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3년 간의 준비, 셀프 인테리어_몬스테라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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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편,

#9.마루,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몬스테라즈, 셀프 인테리어 가이드 북 '디테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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