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셀프 인테리어]#6. 타일, 조용한 배경의 힘

60일의 기록

by 임은미

배경의 힘, 조용히 빛나는 존재


몬스테라홈에서 타일은 주인공보다는 배경에 가깝습니다. 조용히 자리를 지키되, 시간이 지나도 질리지 않고, 다른 요소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것. 그게 제가 원하는 타일의 역할이었습니다.





덧방과 철거, 냉정한 선택


시공 전에는 전체 철거와 덧방 중 어떤 방식이 더 나을지 먼저 판단했습니다. 우선 기존 타일의 접착 상태가 양호했고, 균열이나 들뜸 현상도 전혀 없었습니다. 평탄도도 유지되어 있었기 때문에, 굳이 철거로 인한 먼지와 소음, 추가 비용을 감수할 필요가 없었죠.


덧방은 구조적인 하자가 없는 경우 공사 기간을 줄이고 예산을 절감할 수 있는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이번 현장 역시 덧방으로 진행하면서 공사 난이도, 일정, 비용 모두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습니다.




시공을 요구할 수 있는 언어


이번 타일 시공팀은 근처 타일 상가를 직접 방문해 양중, 도기 설치, 폐기물 처리까지 가능한지를 하나하나 확인한 후 섭외했어요. 특히 졸리컷, 주방 타일과 마루의 레벨 맞춤, 현관 디딤석 라인 같은 디테일을 요청할 수 있는 팀인지 먼저 파악하고 나서 의뢰했습니다.


그렇게 인연이 된 첫 현장 미팅에서, 제가 요구 사항을 조목조목 설명하자 타일러님이 물으시더라고요.

“혹시 인테리어 업체세요?”

옆에서 듣고 있던 남편은 웃으며 조용히 엄지를 들어 올렸고, 그 순간 깨달았어요. 시공자에게 원하는 결과를 얻으려면, ‘요구할 수 있는 언어’를 갖추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요.





현장에서 보이는 분위기


공용 욕실 시공 중, 덧방으로 인해 문 옆 벽면 두께가 예상보다 두꺼워졌습니다. 이럴 땐 종종 자재 분리대로 마감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장님은 별말 없이 해당 벽면을 일부 철거한 뒤 다시 시공해 주셨습니다. 목공과 타일 공정이 겹쳤던 날에도 시공자 간 간섭 없이 협업이 이루어졌고, 작업 분위기 역시 끝까지 안정적이고 즐거웠습니다.





하나로 통일하는 미학


타일을 다양하게 사용하는 대신, 600각의 한 가지 타일로 공간 전체를 통일했습니다. '도배는 톤을 맞추면서 왜 타일은 공간마다 다르게 써야 할까?' 그 질문에 대한 저의 답은 명확했습니다. 현관, 욕실, 주방, 다용도실까지 600각 아이보리 계열의 같은 타일로 연결하자 공간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졌고, 마감도 한층 안정감 있게 완성되었습니다.


[통일된 타일이 만들어준 변화]

공간이 단정해졌습니다.

시선을 분산시키는 요소가 줄어들자 전체 공간이 더 고요하고 정돈된 인상을 주었습니다.

질리지 않았습니다.

무난한 디자인이 아니라, 오래도록 부담 없이 쓸 수 있는 디자인을 선택한 것이었습니다. 유행을 좇기보다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편안한 선택이었죠.드럽게 이어지면서, 공간이 시각적으로 확장돼 보였습니다.





타일 공정이 알려준 것들


집 전체에 같은 타일을 사용했더니 자재비는 약 20% 이상 절감됐고, 타일 선택에 대한 스트레스도 확실히 줄었어요. 결과적으로, 이 전략이야말로 가장 실속 있고 만족도 높은 선택이었죠.


좋은 결과는 꼭 화려하거나 고가의 자재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더라고요. 명확한 기준, 준비된 언어, 유연한 협업. 이번 타일 공정은 그 세 가지가 어우러져 만들어낸 가성비 최고의 경험이었습니다.


[3년 간의 준비, 셀프 인테리어_몬스테라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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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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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테라즈, 셀프 인테리어 가이드 북 '디테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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