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셀프 인테리어]#5. 전기, 전국을 다닌 조명 수집

60일의 기록

by 임은미

쉬운 듯 까다로운 공정


전기 공사는 멀리서 보면 단순해 보입니다. 하지만 막상 마주하면, 조명 하나, 스위치 하나가 생활의 편의성과 공간 분위기를 완전히 바꾼다는 걸 실감하게 됩니다. 몬스테라홈의 전기 공정은 공사 막바지까지 가장 많은 고민과 손품이 들어갔던 작업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전기가 가장 어렵고 고민이 된다고 합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3년 전 몬스테라홈을 인테리어할 때도 그렇고, 지금도 여전히 그렇습니다.





신뢰는 우연히 오지 않는다


전기 공사는 지인의 소개로 만난 사장님 덕분에 안정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마침 저희 집 바로 앞 동에서도 공사를 진행 중이셨기에, 현장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고, 실제 작업 모습을 본 뒤에는 망설임 없이 의뢰하게 되었습니다.


몬스테라홈의 전기 공사의 최종 견적은 약 200만 원. 하루 일당 25만 원 기준으로, 에어컨·인덕션·식기세척기 전용 배선부터 일괄소등, 전선 까대기까지 모두 포함된 비용이었습니다. 비용도 현실적이었지만, 무엇보다 마음에 깊이 남은 건 그분의 작업에 임하는 태도였습니다.





포기하지 않는 기술자의 태도


초기 미팅에서 일괄소등은 구조상 어렵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꼭 구현하고 싶었고, 간곡히 부탁드렸습니다. 그러자 사장님은 직접 관리사무소에 방문해 배선도를 구해 오셨고, 구조를 분석한 끝에 결국 구현해 주셨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제가 생각했던 스위치 위치보다 더 사용하기 편하고 시각적으로도 안정적인 위치를 제안해 주셨습니다. 지금도 사용할 때마다 그 판단이 옳았다고 느낍니다.


전기 사장님은 단순히 ‘일을 처리하는 시공자’가 아니라 전선 배선부터 콘센트 위치까지 공간을 함께 만들어가는 동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능 하나를 요청했을 때, 그 기능을 '어떻게든 구현해보려는 사람'을 만나는 일은 흔치 않거든요.





조명을 찾아 전국을 누비다


배선이 정리되는 동안, 저는 조명 하나하나를 직접 고르기 위해 서울, 인천, 대전, 화성 등 전국을 다녔습니다. 히든 센서와 매입 조명은 대전 폴라베어, 르그랑 스위치는 서울 삼원전기, 마그네틱 조명은 인천, 펜던트 조명은 화성 공장을 찾아가 직접 구입하였습니다. 슬림테 매입등을 보기 위해 대전 폴라베어를 여러 번, 삼원전기는 두 번 이상 방문했을 정도였습니다.


누군가는 택배 하나로 끝냈을 일이지만, 저는 직접 보고, 만져봐야만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예상 못한 변수들


그 당시 마그네틱 조명은 아직 흔치 않던 시기였습니다. 사장님도 이번이 첫 시공이였고, 저 역시 자료를 찾아 공부하면서 준비했지만 시공 순서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이 조금 어긋났습니다.


저는 도배 이후 설치하는 것으로 요청드렸지만, 사장님은 도배 전에도 괜찮을 것 같다고 판단하셔서 시공을 먼저 진행하셨고, 결국 도배 날 도배사님이

“이 상태로는 마감이 깨끗하게 안 나옵니다”

라며 손사래를 치셨습니다. 급히 전기 사장님께 연락드려 레일을 분리하는 해프닝이 벌어졌습니다.


또 하나는 슬림테 3인치 조명이었습니다. 이 제품은 테와 타공 사이의 간격이 거의 없어, 몇 밀리미터만 틀려도 설치 후 유격이 눈에 띕니다. 하지만 저는 이 점을 충분히 강조하지 못했고, 사장님은 일반 3인치 조명 기준으로 타공을 시작하셨습니다. 결국 일부 조명은 설치 시 미세한 조정을 반복해야 했고, 사장님도 꽤 고생하셨습니다.





한 끗 차이의 아쉬움


가장 아쉬운 건 인터폰 위치였습니다. 전체 라인을 맞추겠다는 다짐 아래 디테일 하나하나를 조율했지만, 예산 문제로 인터폰 이설은 포기했습니다.

“이건 그냥 참자”

는 남편의 말에 설득됐고, 그때는 그렇게 넘겼지만, 지금도 문득 눈에 들어올 때마다 작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또 하나는 2인치 조명입니다. 당시에는 2인치 조명이 보편화되지 않았고, 종류가 많지 않아서 구하기 까다로웠기에 거실과 일부 침실에만 적용하였습니다. 막상 사용해보니 선이 깔끔하고, 빛의 분포도 공간을 분위기 있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지금이라면 조금 더 수고스럽더라도, 전체 공간에 2인치 조명을 더 과감하게 적용했을 것 같습니다.


공간의 완성도는 결국 이런 ‘한 끗’에서 갈린다는 걸 살아보며 점점 더 실감하게 됩니다.





전기 공정이 알려준 것들


계획이 조금 더 구체적이었다면 줄일 수 있었던 변수도 있었고, 정보를 더 명확히 전달했다면 피할 수 있었던 착오도 있었습니다. 조명의 테두리 하나, 타공의 1mm 오차조차 공간의 완성도와 체감 만족도를 크게 바꿀 수 있다는 걸 현장에서 반복하며 느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그건 어렵다’는 말 대신 ‘방법을 찾아보자’고 말해준 시공자의 태도에서 기술 이상의 신뢰는 결국 사람이 만든다는 걸 다시금 경험했습니다.


전기 공사는 공사 중엔 대수롭지 않아 보이지만, 살아보면 모든 감각에 영향을 주는 공정입니다. 다음 공간을 설계할 땐 더 잘할 것 같은 마음, 저만 그런 것이 아니겠죠?


[3년 간의 준비, 셀프 인테리어_몬스테라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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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편,

#6. 타일, 조용한 배경의 힘

[몬스테라즈, 셀프 인테리어 가이드 북 '디테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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