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셀프 인테리어]#3. 창호, 한 겨울의 얼음집

60일의 기록

by 임은미

한겨울 밤, 예상치 못한 위기


셀프 인테리어를 여러 번 했지만, 아파트 전체 창호를 한꺼번에 철거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50평대의 몬스테라홈은 창호 교체만으로도 대형 공사에 가까웠습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창호 철거와 시공은 '같은 날' 진행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저는 창호 철거가 오전에, 새 창 시공이 오후에 이루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업체의 기본 일정은 전날 철거, 다음 날 시공이 원칙이었습니다.


그 착오 하나로, 저는 가장 추운 시기에 창문 하나 없이 하룻밤을 보내야 했습니다. 하필 그날은 한파주의보까지 내려졌습니다. 보일러 배관 공사와 미장은 마쳤지만, 단열은 아직 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보일러를 종일 틀어놓았지만, 좀처럼 마음이 놓이지 않았습니다.


밤새 잠을 설치다가, 결국 새벽 3시에 현장으로 향했습니다. 혹시 보일러가 멈췄거나, 난방 배관이 얼었을까 봐 걱정이 됐습니다. 다행히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날, 셀프 인테리어에서는 '당연한 것일수록' 반드시 한 번 더 확인해야 한다는 걸 배웠습니다.





밀리미터 단위의 정밀함


창호 교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측입니다. 기존 아파트의 외창은 단열을 고려하지 않고 벽면의 끝에서 끝까지 시공된 경우가 많습니다. 확장 공사를 하면 이중창이 되면서 벽과 천장에 단열을 새로 해야 합니다. 외벽은 100T 아이소핑크, 내벽은 50T 단열재가 주로 들어가는데, 이 공간을 확보하지 않으면 목공 이후 창호 틀이 단열을 침범하거나, 단열재가 창틀에 막혀 제대로 들어가지 못합니다.


몬스테라홈은 현장 실측 단계에서 이 문제를 인지하고 창호 업체와 소통했습니다. 계산이 어려운 부분은 목수님께 연락해 기술적인 논의를 진행했습니다. 덕분에 확장 공사 후에도 창호와 단열이 충돌 없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창호 시공은 단순한 교체가 아닌 후속 공정의 기준점입니다. 현관 창호는 신발장 마감선과 정확히 일치해야 했고, 공틀 너비는 단열층 두께에 맞춰 조정했습니다. 베란다 창호는 기존 일체형 구조를 분할해 가벽이 들어설 공간을 확보했습니다.


마감재에 따라 창호 위치도 달라집니다. 도배지 마감의 경우 창호 아래 사춤을 벽 안쪽으로 1cm 정도 들여 설치했습니다. 타일 마감이라면 2cm 이상 안으로 들어가야 마감선이 매끄럽게 이어집니다. 이런 세부 사항을 미리 계획하지 않으면, 창 설치 후 도배나 마감재가 창틀 위로 덮이거나 어색한 단차가 생깁니다. 작은 오차가 쌓여 전체 공간의 균형을 무너뜨리게 됩니다.





창호 시공이 알려준 것


창호 시공은 창을 다는 행위 그 이상이었습니다. 전체 마감의 시작점이었습니다. 창 하나의 위치, 공틀 하나의 깊이만 달라져도 가구의 수평이 흐트러지고, 단열 성능이 떨어지고, 벽 마감의 선이 어긋납니다.


한파 속 창문 없는 하룻밤, 밀리미터 단위로 쌓인 정밀한 작업들.


그 안에서 저는 실측의 중요성, 공정 간 연계 계획의 무게, 그리고 일정 확인의 반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체감했습니다. 창호 공사를 마친 순간, 몬스테라홈은 비로소 '집'의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3년 간의 준비, 셀프 인테리어_몬스테라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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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편,

#4. 목공, 책임감의 깊이

[몬스테라즈, 셀프 인테리어 가이드 북 '디테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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