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생물학적 관점에서만 바라보는 것은 옳지 않다. 현세대는 계몽 사회 이후 인류 역사상 가장 똑똑하고 부유한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을 생물학적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인간은 주로 생존과 번식에 목적을 두고 삶을 영위한다. 생물학적으로 모든 생명체는 자신의 유전자를 다음 세대로 전달하려는 경향이 있고 자신의 유전자를 후대에게 전달 함으로써 종족을 유지한다. 인간 역시 마찬 가지다. 하지만 현 사회에서 저출산 문제는 ‘종족 유지’라는 생물학적 과업 달성을 저해하고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저출산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들을 해결하기 위해 힘써야만 한다.
저출산 문제는 혼인율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한국 사회에서 출산은 ‘결혼’이라는 문화와 깊은 관계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20세기 후반까지 당연했던 결혼에 대한 인식은 많이 변화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4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결혼에 대해 ‘반드시 해야 한다’ 거나 ‘하는 것이 좋다’ 고 답한 이들은 전체 조사 대상의 52.5%로 집계됐다. 긍정적인 신호로도 분석을 할 수 있겠지만 조사 결과를 뒤집어 생각해 보면 결혼에 대해 잘 모르겠거나 반대하는 사람들이 47.5%라는 것이다. 결혼에 대한 확신을 가진 사람들이 많지 않으니 당연히 혼인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와 더불어 비례관계인 출산율도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저출산 문제는 청년취업난과 직결된다. 결혼을 하기 위해선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고 이를 충당하기 위해선 경제활동을 통해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청년들은 취업난으로 인해 비정규직이나 임시직으로 일하는 상황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 자료에 따르면 8월 기준 20대 임금 근로자 338만 9000명 중 비정규직은 146만 명 (43.1%)이었다. 비중 자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3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불안정한 상태에서 결혼이라는 장기적인 재정계획을 세우기 어렵다. 이에 청년들은 결혼을 고려하기보다는 자신의 경력과 경제적 기반을 다지는데 집중할 수밖에 없다. 청년취업률이 날이 갈수록 최악을 찍고 있는 상황에서 청년들에게 결혼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결혼은 사치다’라는 생각이 기반인 청년들에게 ‘출산’이라는 다음 과정은 상상조차 하지 못할 어려운 과업일 것이다.
앞서 언급한 문제는 현 사회에서 저출산 문제를 해결되지 못하게 하는 근본적인 원인이다. 개인적 차원에선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기에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정부차원의 주택공급과 지자체들의 청년 소개팅 주선으론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결국 정부는 결혼과 출산에 대한 긍정적인 문화를 조성하는 동시에,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지원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주거비 지원, 육아 지원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결혼과 출산이 부담이 아닌 기쁨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이어 정부는 청년들의 경제적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청년 고용 기회를 확대하고 안정된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는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고려할 수 있는 환경을 창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