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누가 행복한 사람인가I
막막함 속에 갇혀 있는 나를 보았다. 그 얼굴은 두려움이었다. 미래의 생존 불안감이 가져온 가장 낡고 오래된 감정이었다. 밤이 깊어갈수록 불안은 눈덩이처럼 커졌고, 가슴을 무겁게 짓눌렀다.
“그래도 내일은 오늘보다는 낫겠지, 하지만 또 실패하면 어떡하지”
위로와 불안감이 동시에 몰려왔다. 이럴 때 찾아드는 것은 어제의 실패와 지나간 후회, 그리고 견디기 힘들 것만 같은 내일의 그림자였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완벽한 준비만 필요할 뿐이라고 여겼다.
높은 절벽 앞에 서 있는 망대처럼, 한 걸음을 내딛으면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를 불안감. 어느 순간, 촛불처럼 타버리다가 이내 꺼져버릴 것만 같은 두려움이 솟구쳤다. 그리고 미래의 삶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과거의 삶에 대한 후회가 밀려왔다.
두려움은 종종 과거의 모습을 투영한다. 실패와 실수, 후회의 그늘에 자리를 깔고 앉아 있는 내 모습에서 드러난다. 내일의 삶에서도 또다시 과거와 같은 삶이 반복될까 봐, 마음은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내딛지를 못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마음 속의 두려움은 과거의 실패 그 자체보다, 실패를 견디지 못하는 걱정에서 비롯되었다.
하지만 두려움 속에서도 눈을 치켜뜨고,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는 존재가 사람이다. 내일이 두려울 때는, 완벽하게 준비된 나를 기다리기보다 오늘의 나를 조금씩 믿어보는 것이다. 작은 행동 하나, 짧은 문장 하나, 사소한 선택 하나가 내일의 나를 조금 더 보람되게 만든다는 것을. 두려움을 없애려고 애를 쓰지 말고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바람이 불어오는 언덕 위에 서 있으면, 바람을 막으려 하기보다 몸을 바람에 맡기고 한 걸음씩 걷는 것처럼. 언제나 우리의 삶 속에서는 불안감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 불안감에 맞서기보다 마음을 맡기고 걸어보는 것이다. 그러면 마음은 조금씩 가벼워지고 내일의 시간은 낯선 그림자가 아니라, 나를 기다리는 행복의 시간으로 피어난다. 조용히, 그리고 단단히 내일과 마주할 용기를 껴안는다.
※ 작가 소개: 기안장_브런치 작가, 2025년 항공문학상 우수상, 2024년 원주신문 올해의 오피니언상, 밀리의서재 올해의 밀리로드 Top 50, 문장21 시부문 신인문학상, 문학광장 수필부문 신인작가상 수상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