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가

I누가 행복한 사람인가I

by 작가 기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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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프로처럼 살다가 아마추어처럼 무너진다. 스포츠에서도, 예술에서도, 요리와 글쓰기에서도 숙련된 전문가와 그렇지 않은 비전문가는 금세 구분된다.

그 차이는 단지 ‘재능’에서 비롯되지 않는다. 태도의 차이, 기술의 차이, 그리고 시간 위에 쌓아놓은 경험의 두께에서 갈라진다.

프로는 자신들이 맡은 일을 반복하며 땀을 흘리고, 시행착오를 밑거름 삼아 조금씩 단단해진다. 그렇게 하루하루의 삶을 견디다 보면, 어느 순간 그에게는 ‘프로’라는 멋진 이름이 붙는다.

하지만 인간은 완벽하지 않다. 아무리 경험이 많아도, 때로는 아마추어처럼 허둥거릴 때가 있다.

몇 해 전, 직장에서 큰 프로젝트를 맡았을 때였다. 준비도 철저했고, 팀원들과의 협업도 순조로웠다. 나는 나름대로 자신감도 있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결과가 발생했다. 작은 변수 하나가 전체의 흐름을 어지럽혔고, 그 결과는 기대만큼 못 나왔다. 작은 준비 부족, 순간의 방심, 또는 예기치 못한 변수 앞에서 허술하게 무너지면 윗사람에게 종종 듣는 말이었다.


“아마추어 같이, 왜 그래?”


이 말은 단순한 핀잔이 아니었다. 그 말 속에는 묵직한 메시지가 숨어 있었다. 왜 그렇게 미숙하게 일하냐, 더 잘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뉘앙스였다. 당신답지 않다거나, 당신이 걸어온 길에 맞게 다시 제 능력을 발휘하라는 압박감이었다. 그때는 쓰라렸지만, 나를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채찍이었다.

행복을 다루는 태도는 이와 다르지 않다. 행복에도 프로가 있고 아마추어가 있다. 행복 프로는 이 순간에도, 주어진 현실 앞에서 행복을 발견한다. 작은 감정을 오래도록 지켜내는 힘을 갖고 있다. 반면 행복 아마추어는 좋은 일이 생기면 잠깐 들뜨지만, 조금만 거친 바람이 불어와도 다시 주저앉는다. 불편함을 다스리지 못하고, 쉽게 감정에 휩쓸린다.

마치 행복이 자기 손에 달려 있지 않은 것처럼, 우연히 굴러들어오는 선물이라 여긴다. 여행이나 선물 등 이벤트성 즐거움에만 집중하고 지속적인 행복 루틴을 만들어내질 못한다. 순간적인 감정에 집중해서 소소한 행복을 쉽게 잃어버린다.

이 생각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고대 로마시인 호라티우스는 “행복은 마음속 만족감이 없으면 붙잡을 수 없다”고 했다. 행복 프로는 외적 동요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내적 만족감이 있으니, 자기 마음에서 행복감을 키워내며 주변 사람들에게 온기와 여유를 건넨다.

행복 프로는 이 말을 삶으로 증명한다. 누구나 좋은 일이 있으면 들뜨기 쉽고, 작은 불편에는 흔들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 차이를 다스리는 법을 배우는 순간, 우리는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옮겨 간다.

의외로 행복 프로는 단순하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고, 그 안에서 의미를 발견한다. 사소한 순간에도 내 안에서 행복을 길어 올린다. 친구와 주고받은 짧은 메시지, 창가에 스며드는 아침 햇살, 길을 걷다 귀에 스치는 음악 한 소절, 이런 순간에도 “아, 지금 나는 행복하다”는 기쁨을 품는다.

그들은 마음속 행복을 키우는 일에 관심을 둔다. 행복을 외부에 맡기지 않는다. 스스로 만들고, 연습하고, 반복한다. 작은 순간에도 의미를 찾고 긍정적인 생각을 통해 삶을 설계하는 능동적인 태도를 취한다.

반대로 행복 아마추어는 받는 것이라 믿는다. 로또 당첨처럼 우연히 주어지기를 기다리거나, 특별한 날에만 찾아오는 이벤트쯤으로 여긴다.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느새 행복의 불씨가 꺼져버린다. 행복의 기준이 자신 안에 있지 않고 바깥에 있다. 그래서 내면의 마음 상태를 다스리는 훈련이 필요하다.

행복을 다루는 기술, 행복 프로가 되려는 마음 훈련이다. 우연히 주어진 운에 자신을 맡기는 게 아니다. 일상의 삶 속에서 행복을 발견하고 수용하며, 감사하고 연습하는 과정에서 생겨난다. 불평불만에 마음을 두고 고통을 키우는 게 아니라, 감사와 의미에 집중하며 만족감을 키워낸다.

둘의 차이는 여기에 있다. 행복 프로는 행복을 ‘목표’로만 삼지 않는다. 과정과 방법 속에서 기쁨을 찾는다. 반면 행복 아마추어는 결과라는 과실만 바라보다가, 그 열매가 기대만큼 달지 않았을 때 번번이 좌절한다.

결국 프로라는 이름은 하루아침에 얻어지는 게 아니라, 수많은 땀방울 위에 얹어지는 삶의 훈장이다.

그렇다. 행복 프로는 일상적인 삶을 행복으로 풀어내는 ‘마음의 기술’을 익힌 사람들이다. 작은 일에서도 기쁨을 찾고, 어려움 속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한다. 고난마저, 다시 일어나는 재료로 바꾼다. 고난과 실패의 시간을 불행으로 보지 않으며, 학습과 성장의 기회로 재해석한다. 행복을 운이나 우연에 맡기지 않고, 스스로 선택하고 긍정적인 관점에서 삶을 다룬다.

행복은 누구에게나 한 번에 오지 않는다. 우리는 모두 행복 견습생으로 출발한다. 그러나 매일 조금씩 연습하며, 일상의 작은 순간에서 의미를 발견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누구나 행복 프로가 될 수 있다. 행복은 결과보다는 과정에서 자란다. 달콤한 순간뿐 아니라, 그 순간을 빚어내는 시간까지 깊이 사랑할 수 있어야 진정한 행복 프로다.

행복은 기다림이 아니라 선택이다. 과정 중에도 기쁨을 길어 올릴 수 있을 때, 삶 속에서 꽃을 피운다. 행복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비가 아니다. 매일 길어 올리는 마음의 샘물이다. 우리는 기쁨을 길어 올릴 수 있을 때, 비로소 행복 장인의 반열에 서 있을 수가 있다.

오늘도 나는 묻는다.


“지금 나는 행복 프로로 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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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소개: 기안장_브런치 작가, 2025년 항공문학상 우수상, 2024년 원주신문 올해의 오피니언상, 밀리의서재 올해의 밀리로드 Top 50, 문장21 시부문 신인문학상, 문학광장 수필부문 신인작가상 수상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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