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어머니는 올해 연세가 95살이다.
자그마하지만 다부진 모습이다.
잘 걸어다니시고 식사도 잘 하신다.
그런데 청력을 잃어 거의 의사 소통이 어렵다.
보청기를 해 드렸는데 귀 생김새가 보청기 사용하기에 불편하시다나? 하여튼 보청기 사용을 꺼리신다.
어머니는 고향에 사시고 우리는 멀리 타향에 살다보니 두어달 정도에 한 번꼴로 찾아 뵌다.
인정많고 자식사랑 지극하신 어머니도 들리지 않으시니 만나도 별 감흥도 없으시고
우리도 대화없이 그냥 만나서 쳐다보고 같이 식사하는 걸로 족한 상황이다.
어머니댁에 가면 어머니랑 같은 방에서 잔다.
깊은 밤, 곤히 자고 있는데 어디서 구성지고 멋진 가사로 처음부터 끝까지 완곡을 하는 소리에 놀라 잠을 깼다.
청력을 잃어버리신 어머니의 노래였다.
그 목소리는 참으로 당당하고 또렷했으며 어느 가수가 저렇게 잘 부를까?
어머니의 삶의 기억이 그대로 고스란히 담겨져 방안에 울러 퍼진다. 남편과 나는 어머니가 깰세라 조용히 듣고 있었다.
어머니의 노랫소리는 단순한 노랫 소리가 아니라 자신의 잃어버린 시간과 살아온 날들을 다시 불러오는 작은 의식처럼 느껴졌다. 어머니의 삶의 상실감, 그리움과 회환의 감정이 그대로 느껴졌고 무의식에서나마 저렇게 푸시나 싶어 한편으론 안도감도 생겼다 이런 저런 생각에 다시 잠들기 힘든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