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은 boo라고 해요

by 아진

boo는 예의가 바르다.

boo는 먹을 것을 놓고 탐욕을 일으키지 않는다.

boo는 해야 될 것과 안 해야 될 것을 구분할 줄 안다.

boo는 극심한 배신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견디고 버텨냈다.

boo는 생명을 위협받는 순간에도 살아남았다

boo는 자기의 의사를 표현할 줄 안다

이렇게 나열하다 보니 내가 못하는 것을 boo는 씩씩하게 잘하고 있는 게 많구나

boo는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지 않다

boo는 아들집에 사는 애완견이다.

boo는 유기견센터에서 얼마 후면 안락사를 시킨다고 결정 난 강아지였단다. 너무 많이 짖어서 그렇다고 들었는데 이 부분은 정확하진 않다. 강아지에 관심이 많던 아이들이. 유기견센터에 방문했다가 boo를 보고 한눈에 속 들어와 입양을 결정했단다.

부안 어딘가에 버려져 유기견생활을 2년 남짓했다고 들었다. 요즘 세상엔 강아지 삶의 이력도 알 수 있다는 게 참 신기하다.

그렇게 boo는 우리 가족의 일원이 되었다.

처음엔 어딘가 모르게 의기소침한 면이 조금은 느껴졌다.

그렇지 않겠나 생각을 할 줄 아는데

boo는 집에서는 조용한데 밖에 나가면 엄청 짖어대고 특히 지팡이를 든 할아버지를 보면 필사적으로 짖어대는 걸 보면 boo에게 어떤 사연이 있었는지 대충 짐작이 간다.

배변교육도 잘 받아 실수 없이 잘한다. 배변시트를 아끼려고 그렇까

차례차례 배변을 본다. 식탐이 많아 음식을 게걸스럽게 먹지도 않는다, 가끔 우리가 아들집을 방문해서 외출이라도 하려면 "같이 가자"는 말을 하지 않으며 현관문 쪽으로는 아예 오지도 않고 조용히 뒤돌아 거실 쪽으로 걸어간다. 그 모습을 보면 얼마나 마음이 찡하지 모른다. 사람인 나의 입장에서 보면 따라가고 싶을 것 같은데 자기가 낄 곳이 아니라는 걸 알고 절제하는 모습이 철든 사람의 모습이다. 외출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면 현관문을 쫒아나와 격렬하게 반겨준다. 어느 사람이 이토록 환영해 줄까?

boo가 우리 가족이 된 지 3년이 되었다.

그 녀석의 삶도 이제는 안정되어 보인다.

얼마 전에 우리 집에 boo가 왔다. 내가 퇴근하고 집에 들어서자마자 마구 짖는 것이 아닌가? 아니 *

나를 모르나" 왜 안 하던 행동을 하지? 했는데 주인의 해석은 달랐다

왜 빨리 안 오느냐고 꾸짖는 거란다

집안에서 내가 탄 차가 들어온다는 신호음을 듣고 내가 오기를 학수고대 기다렸고.., 나는 갑자기 걸려온 전화를 받느라 좀 늦게 들어왔더니...

사람의 인생에 비유한다면 참 기구한 운명이었던 boo였다. 그러나 이제는 사람의 마음과 교감할 줄 알고 욕심 없이 살아가는 모습이 행복해 보인다.

오랫동안 건강하게 우리랑 행복하게 살자~ boo~~

개에게도 불성이 있느냐?

네~ 개에게도 불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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