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의 산사에 둘렀다가 돌아오는 길
어둑어둑해지는 저녁 무렵 비는 종일 추적추적 내린다
집으로 바로 가는 것보다 바람을 좀 쐬고 돌아가고 싶었는지 남편은 주암정에 한번 들렀다 가자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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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과수원 길을 지나 정자 문을 열고 들어가니 인기척이 느껴졌다.
할아버지 한분이 정자 마루에 앉아 계셨다
사실은 두어 달 전에 산악모임에서 이곳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때도 저 할아버지를 뵌 적이 있다.
할아바지는 우리가 들어서자 커피 포트에 스위치를 켜신다.
정자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할아버지께서 들려주시는 이곳의 유래를 들었다
그분의 10대조 할아버지께서 이곳을 무척 좋아하셨다고 한다. 근래에 내려와 지킴이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께서 그분을 기리기 위해 정자라도 짓자고 마음먹고 어떤 허무는 집을 옮겨와 지금의 주암정 정자를 지었다고 했다. 그렇게 짓고 보니 구경 오는 사람들이 많아졌는데 몇몇 분들이 배가 짐을 가득 싣고 물에 떠야지? 육지에 있으면 되나? 하는 소리를 들으셨단다. 그래서 그분이 젊었을 때 주변 시냇가 물길을 끌어다 지금의 연못을 만드시고 연꽃 3송이를 심어셨는데 세월이 2~30년 흐르니 연꽃관광명소가 되었다고 하셨다. 연꽃뿐 아니라 주변에는 능소화도 피어 있었고 정성스럽게 가꾼 흔적이 역력히 드러났다.
아직 관광지로 허가는 받지 못했다고 하셨다.
포트에서 바글바글 끓던 물로 커피 두 잔을 타서 주셨다. 사실 저번에 왔을 때는 박카스를 주시길래 괜찮다고 사양해도 극구 주시기에 잘 마신 걸 기억한다. 할아버지께 저번에 박카스를 얻어마셨고 오늘 또 커피까지 주시는데 무슨 돈으로 오는 사람마다 이렇게 나눠주시느냐고 물으니 자신의 사비라고 하신다. 인상이 참 편안한 할아버지였다 얼굴이 참 좋으세요 하니 얼굴은 좋은지 몰라고 척추가 아픈 환자라 오래전부터 일을 못한다고 하신다. 댁이 어디시냐고 물으니 저기 잔디밭이 보이는 2층집이라고 하신다 시골에서 보기 드문 훌륭한 집이었다. 이렇게 주암정이라는 관광지를 만드시고 정성스레 가꾸시니 그 공덕으로 자손들이 잘 되었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든다.
할아버지가 지으신 복덕이 손자의 거름이 된다고 하지 않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