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나의 어린시절

군산 여행기

by 아진

군산여행 2일 차

우리 여행계획은 전날 묵는 숙소에서 결정된다.

이성당, 초원사진관, 경암동 철길마을, 근대사박물관 네 곳을 둘러보고 군산짬뽕을 먹기로 했다.

근대사박물관 주차장에 주차 후, 근대사 박물관을 가니 개관시간이 남아서 이성당부터 가기로 했다.

요즘은 거의 빵을 먹질 않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단팥빵과 야채빵은 먹어봐야지?

거리는 온통 시간을 거슬러 나의 국민학교, 중학교 시절로 되돌아간 듯 옛 건물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어떻게 2025년에 옛 건물이 그대로 남아 있었을 수 있는지 너무 궁금했다. 궁금하면 검색,

'군산은 일제강점기와 1950년 이전까지 주요 항구도시였다 항만과 철도 중심의 산업이 형성되면서 근대 건축과 상업지구가 만들어졌는데 대부분 철근콘크리트와 적벽돌로 지어서 내구성이 좋다고 한다. 이후 산업화가 이루어졌지만 군산은 상대적으로 경제성장이 느리고 재개발 압력이 낮아 근대문화유물이 그대로 남겨졌다고 한다..'

묻고 물어서 이성당을 찾아가니 빵을 사려는 사람 들이 붐비기는 하는데 평일이라 그런지 소문처럼은 아니어서 대기시간 없이 빵을 살 수 있었다. 거기서 조금 걸어가니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인 초원사진관에서 한석규와 심은하가 사진을 찍은 장소라며 관리하시는 분이 우리를 위해 흔쾌히 사진을 찍어주셨다 사진은 거짓말을 안 하니 우리의 모습 그대로 나왔다. 거리 곳곳마다 들어가서 쉬고 싶고 머물고 싶은 장소로 가득했다. " 내 스타일이야"소리가 자주 나온다. 길거리 벤치에 앉아 이성당에서 산 빵을 먹었다. 맛있다. 내가 빵순인데 요즘 다이어트한다고 못 먹고 지냈는데 그 시간을 보상해 주는 맛이다. 정말 맛있다. 근대사박물관을 건너뛰기를 하고 경암동 철길마을로 갔다. 주차는 군산이마트에 세웠는데 군산 이마트가 또한 내 스타일이었다. 넓은 매장 넓은 주차장 정말 이곳은 땅이 많아서 그럴까 규모가 어마어마했다. 작은 건축물 하나하나가 예술품이었다. 이곳 사람들의 여유와 삶의 가치를 보여주는 듯 편안함과 즐거움이 절로 올라온다. 경암동 철길마을은 일제강점기 군산항과 장항선 철도가 지나가던 마을인데 2000년대 초반에 폐선이 되면서 지금의 철길이 남았고 재개발 압력이 낮은 관계로 옛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고 한다.

철길 주변으로 옛날 과자, 장난감이 즐비하고 옛날교복을 대여해서 입고 다니는 사람도 많았다. 내 나이또래의 한 여인은 급장 완장까지 팔목에 차고 활보하고 있었다 "얼마나 급장이 하고 싶었으면.." 하는 생각이 왜 들까? ㅎㅎ 대만의 스펀역보다 더 좋은데 그곳은 관광장소로 각광받는데 이곳은 추억의 장소로 둘러볼 뿐 불량식품으로 전락한 옛 과자를 사는 일은 거의 없는 듯이 보여 뒷전으로 밀려나는 것 같아 아쉽다. 지자체에서 좋은 아이디어를 발굴해 이 마을이 유명한 관광명소가 되길 간절히 바라며... 군산은 바다고 바다하며 수산물시장이라 그곳으로 고고씽~여러 곳의 수산시장이 있는 듯했으나 현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수산시장에 가니 생물과 반 건조 해산물이 즐비하다. 사고 싶은 욕구는 가득 하나 삶이 그렇지 못하니? 반건조 시장에 들어가니 가격대가 만만찮아 물가상승을 피부로 실감한다. 그래도 사서 먹고 싶다. 민어 말린 게 보인다 상인아줌마가 여름보약이라고 한다. 요즘 들어 허약해 보이는 옆지기에게 여름보약을 해줘야겠다는 일념으로 거금을 썼다. 배가 고프다. 이름난 짬뽕집이 여러 군데 있어 고르기가 쉽지 않다. 싱싱한 해물맛이 일품이라는 복 00집으로 갔다. 34도를 웃도는 날씨인데 오후 1시 30분이 흐르고 있는 이 시점에 차양막도 없는 땡볕 길거리에 사람들의 행열이 길다. 그래 이것도 여행의 묘미지

한참을 기다려 우리 차례가 되었다. 기쁘다. 아주 기쁘다. 짬뽕면과 짬뽕밥을 각각 하나씩 시켰다. 정말" 국물맛이 끝내줘요"

일제강점기 아픈 역사의 중심이었던 군산, 현대 경제개발역사의 뒷전이었던 군산, 그 아픔의 세월을 견뎌 지금 2025년 이 뜨거운 여름에 만난 군산, 이 군산이 나에게 선물을 준다, 아주 귀한 선물을.. 나의 어린 시절로의 귀환과 지금 내가 심하게 앓고 있는 삶에 지친 병을 치유하는...

행복한 시간여행이었다. 군산~!!!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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