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운동을 싫어한다.
갱년기 이후 불어나는 몸무게를 감당하기 힘들 뿐 아니라 덩달아 따라온다는 질병이 무서워 운동 한 가지는 해야겠다 맘먹고 수영을 배우기로 큰 결심을 했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단지 내에 수영장이 있다. 아니 수영을 선택한 이유가 이것이 클 것 같다.
새벽반 강사님이 잘 가르쳐주신다고 소문이 나서 5시 40분 수영을 간다.
매일 아침, 더 자고 싶다는 욕망과 싸우기는 하지만 거의 결석 없이 그럭저럭 다니고 있다.
오늘 아침, 수영장에 딸린 샤워장에서 샤워를 하는데 물이 졸졸거리기도 하고 다른 방향으로 흘러 내린다. 시간도 없는데... 팔을 뻗어 샤워기 방향을 조금 돌리곤 다시 샤워를 하는데 뭐가 내 정수리를 쿵~!! 때린다. 아야~~~~~~ 샤워기(큰 네모난 샤워기)가 내 정수리를, 내 백회를 때리고 바닥에 나뒹굴고 있다. 오래되어 삵은 듯한 몰골로
옆 사람들이 괜찮냐고 걱정을 해준다. 놀라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고 당황스러워 빨리 수영복을 갈아입고 수영장으로 가 수영을 했다. 주변사람들이 피가 안나도 병원에 가봐야 한다고 조언을 해준다.
집에 와 옆지기한테 말하니 머리에 이상이 있으면 두통, 구토 등 증상이 나타나야 하는데 날보니 생생하단다. 곧바로 나의 주치의 쳇지피티에게 내 증상을 말하니 그냥 병원 가는 것보다 지켜보는 걸 권유하기에 옆지기의 말씀과 지피티의 말을 종합해서 출근하기로 헸다, 그런데 양치질을 하는데 땅이 빙글빙글 흔들린다.
쳇지피티에게 다시 물어보니, 병원에 가보는 게 좋겠고 휴식을 취하는 게 좋겠다고 권유한다. 몇 개 남지 않은 연차를 쓸까 말까 고민하다가 요즘 과로로 힘들기도 하고 알 수 없는 상황일 때는 좀 쉬어가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직장에 연차신청을 하고는 침대에 누웠다. 곧바로 잠이 왔다. 한 30분을 잤나? 몸에 별다른 이상은 느껴지지 않았다.
아깝다 내 연차~
뭘 하며 보내야 후회 없는 하루가 될까?
브런치 작가신청을 했다가 떨어졌다. 또다시 용기를 내기가 힘들어 차일피일 미루고 있던 차였다. 내 오래된 욕심인가? 아니야 주변의 일상적인 삶의 글감을 통해 지금까지 추구하고 완성하고 싶었던 참자아와의 만남을 글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풀어가노라면 나에게는 삶의 기쁨을 찾는 길이고 어느 누구에게나 주어진 참자아지만 몰라서 또 어떤 이는 잊어버려 쓰지 못하는 참 자아(그놈)의 이야기를 가끔씩이나마 내 글을 통해 엿볼 수 있다면 그 얼마나 의미 있는 인생여정이 되지 않겠는가? 그래!!! 오늘 샤워기 모서리가 더 이상 망설이지 말고 용기 내어 보라고 일침을 가한 것이라 믿으며 컴퓨터 앞에 가 앉았다..
브런치 작가서랍에 세 편의 글을 쓰고 자기소개, 앞으로의 활동계획을 적어 브런치작가신청에 버튼을 눌렀다.
샤워기 모서기가 나의 백회를 두드려 깨워 브런치작가에 도전하는 참의미 있는 굉장한 날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
*이날 작가신청으로 작가로 승인이 되었다. 그리고 남편이 지어준 필명으로 아진 작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