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흐름표는 손익계산서에 비해 투자자의 관심도가 낮은 편이다. 과거에는 소외된 재무제표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그러나 현금흐름표는 영업, 재무, 투자 활동별 현금흐름을 보여줌으로써 경영 성과를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주고 현금당기순이익인 영업현금흐름 정보를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재무제표이다. 현금흐름표를 읽지 못하고 단순히 손익계산서의 당기순이익에만 집중하면 경영성과의 반 밖에 읽지 않는 것이 된다.
기업 경영에서 자주 발생하는 상황 중 하나는 매출과 이익이 크게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회사 통장에 여유 현금이 부족한 경우이다. 외부에서 보면 성장하고 있는 우량 기업처럼 보이지만 내부에서는 단기 자금 압박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현상은 성장 국면에 있는 기업에서 더 빈번하게 나타난다. 이는 결론적으로는 현금흐름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한 것이다. 결산 능력이 취약한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단기 자금유동성 관리는 더 중요해지며 이는 단순히 현금잔액을 살피는 것을 넘어 매출채권, 선급금, 미수금, 재고자산, 매입채무, 미지급금 등 영업관련 장기 자산·부채의 회전(cycling) 관리와 거래처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에 신경을 써야 한다.
풍성한 회계이익과 빈곤한 현금이익이 공존하는 이유는 인식기준이 상이하기 때문이다. 손익계산서의 당기순이익은 발생주의에 따라 인식되는 반면, 현금순이익은 현금주의에 따라 인식된다. 가령, 매출은 고객과 매출계약을 성사시킨 시점에 손익계산서에 수익(revenue)로 인식되지만, 이것이 진정 완결된 현금이익(cash-in)으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매출 발생 시 같이 생긴 매출채권이 회수되어야 한다. 매출은 증가하나, 매출채권 회수가 더디게 되면 성과는 좋은데 남는 게 없는 것 같은 결과를 보게 된다.
그러면 현금이익과 회계이익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이것은 현금흐름표를 이해하기 위한 기본전제인데 원리는 다음과 같다.
현금이익 = 회계이익 - 현금 유입없는 수익 + 현금 유출없는 비용 ± 운전자본 변동
예를 들어 유형자산처분이익은 현금유입이 없는 수익이므로 회계이익에서 차감해주고, 감가상각비는 현금유출 없는 비용이므로 회계이이겡서 더해준다. 전통적인 제조업체나 유형자산의 비중이 큰 장치산업에서는 감가상각비가 크기 때문에 회계이익과 현금이익의 차이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그 외 대부분의 경우 회계이익과 현금이익 차이를 가장 크게 만드는 요소는 운전자본변동액(Working Capital Change)인 경우가 많다.
아래 A 상장회사의 현금흐름표 사례를 보자.
현금이익은 맨 상단에 있는 영업활동현금흐름(Operating CashFlow)이고, 이는 당기순이익에서 몇 가지 항목이 조정되어 산출되는데 조정항목 중 자산, 부채의 증감이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자산·부채의 증감을 실무적으로 "운전자본변동액(Working Capital Change)"이라고 일컫는데 주요 구성항목은 매출채권의 증(감), 재고자산의 증(감), 매입채무의 증(감)이다.
위 사례에서 자산·부채의 증감 내용 확인을 위해 주석33을 가본다.
위 자산·부채의 증감 대부분이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의 증(감)임을 알 수 있다. 이 두 항목이 영업활동현금흐름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당분기의 경우, 분기순이익은 1,328억 원이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6억원에 불과하다. 1,000억 원이 넘는 큰 이익을 실현하였지만 실제 현금 현금으로 떨어진 금액은 오히려 마이너스(-)인 것이다. 이는 아래에서 보듯이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의 "변동(change)"에서 발생한 것이다.
운전자본은 기업이 일상적인 영업을 유지해 나가기 위해 기업 내부에 묶어 두어야 하는 자금을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이 표현된다.
운전자본 = 매출채권 + 재고자산 - 매입채무
매출채권, 재고자산, 매입채무 이 3가지 항목의 변동폭에 따라 현금이익은 회계이익과 그만큼 더 큰 차이를 보인다. 구체적으로, 매출채권, 재고자산과 같은 자산항목의 증(감)은 현금감소(증가), 매입채무과 같은 부채항목의 증(감)은 현금증가(감소)의 영향을 미친다. 특히 매출이 빠르게 성장하는 시기에는 매출채권과 재고가 동시에 증가하면서 회계이익은 성장 국면을 보이지만 현금이익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는 현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기업이 성장한다는 것은 매출 규모가 커진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더 많은 재고를 확보해야 하고 더 많은 외상 매출을 감당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즉, 영업을 확대할수록 더 많은 자금이 사업 내부에 묶이게 된다. 이 과정에서 순이익은 증가하지만 영업현금흐름은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 이것이 지속되면 기업은 외부차입에 의존하게 되고, 심한 경우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흔히 말하는 흑자 도산도 바로 이러한 구조에서 발생한다.
반대로 이익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운전자본 관리가 효율적인 기업은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유지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기업의 재무 안정성을 결정하는 것은 이익의 크기 자체보다 현금 창출 능력이다. 기업가치(Value) 역시 현금흐름을 기준으로 추정되고 측정된다.
�경영 관점에서 중요한 관리 포인트
기업의 목표는 성과를 높이는 것이지만 그 성과는 회계이익 뿐 아니라 현금이익도 포함함을 기억해야 한다. 또한 이 목표는 단순히 매출을 늘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각종 영업자산, 부채의 회수, 지급 관리를 포괄하는 것이다. 경영관리 측면에서 시사점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매출 증가만큼 매출채권 회수 속도를 관리해야 한다. 매출채권 회수기일이 길어지게 되면 인식된 매출이 현금이익으로 전환되지 못하고 매출채권에 묶이기 때문이다.
�둘째, 재고 수준을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매출증가 → 매입증가 → 재고증가"의 연관고리 내에서 재고자산 회전이 더디게 되면 재고자산 매입하느라 지출된 현금이 매출로 이어지지 않고 묶이게 된다.
�셋째, 공급업체와 관계를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지급 조건을 최적화하는 것도 중요한 자금 관리 수단이 된다. 매입대금의 조속한 지급은 거래처와의 원활한 관계유지에 도움이 되지만 매출채권 회전율을 초과하는 매입채누 회전율은 현금유동성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
당기순이익은 기업의 성과를 보여주는 지표지만, 성과의 완결은 현금이익으로 확정된다. 경영관리는 회계이익에만 의존해서는 안되며 영업관련 자산, 부채의 증감관리를 통한 현금이익 관리를 병행해야 한다. 경영판단 역시 회계이익 뿐 아니라 운전자본 변화와 영업현금흐름을 함께 보는 관점이 필요하다. 이는 경영관리 담당자가 회계이익과 현금이익 간의 상관관계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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