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익숙한 절차가, 법적으로는 결코 가볍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보수한도 승인 안건은 오랫동안 비교적 익숙한 의안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일정한 총한도를 정해 두고 그 범위 안에서 후속 보수결정이 이루어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양유업 사건은 바로 그 익숙한 절차가, 법적으로는 결코 가볍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2023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남양유업은 이사 보수한도를 50억원으로 정하는 안건을 상정하였고, 당시 최대주주이자 사내이사였던 홍 전 회장이 찬성 의결권을 행사하면서 안건은 가결되었다. 하지만 회사의 상근감사는, 해당 이사가 바로 그 안건의 직접적 이해관계인에 해당하므로 상법 제368조 제3항상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고 보고 주주총회 결의 취소 소송을 제기하였다. 결국 법원은 이 문제제기를 받아들였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보수 규모 자체보다, 이사가 자신의 보수한도 안건에 표를 행사할 수 있는지에 있다.
이번 판결이 중요한 이유는, 법원이 이사보수한도 승인 결의를 더 이상 단순한 형식적 승인 절차로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무에서는 개별 이사의 구체적 보수액을 정하는 결의와, 이사 전체의 보수한도를 정하는 결의를 다소 다르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법원은 보수한도 결의 역시 결국 장차 각 이사에게 지급될 수 있는 보수의 범위를 정하는 것이므로, 해당 이사의 경제적 이해와 직접 연결된다고 보았다.
따라서 그 이사는 일반 주주와 같은 위치에 있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이해관계인으로 보아야 하고, 그 안건에서는 의결권 행사에 제한이 따른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특히 이번 판결은 실제 지급 결과보다 결의의 구조 자체를 더 중요하게 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심은 실제 지급된 보수가 보수한도를 밑돌았는지와 관계없이, 이사라는 지위에 있는 이상 그 승인 결의 자체에 이미 개인적 이해관계가 존재한다고 판단하였다. 결국 “실제 보수는 많지 않았다”는 식의 사후적 설명만으로는 의결권 제한 문제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 변화는 기업 실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준다. 특히 최대주주가 대표이사나 사내이사를 겸하는 회사라면, 이제는 보수한도 안건의 내용만이 아니라 그 안건에서 누가 표를 행사할 수 있는지부터 점검하여야 한다. 종전처럼 대주주의 찬성을 전제로 가결 가능성을 따지기보다, 먼저 특별한 이해관계인 해당 여부를 판단하고 그 의결권을 제외한 상태에서 정족수와 가결요건을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안건 설계, 표결 집계, 의사록 작성, 사전 법률검토의 중요성이 함께 커질 수밖에 없다.
이제 중요한 것은 "예전에도 이렇게 해왔다"는 설명이 아니라, 누구의 표를 배제해야 하는지를 사전에 판단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일이다.
이번 판결의 파장은 주주총회 결의 취소에만 머물지 않는다. 자료에 따르면 이 사건에서는 보수 반환, 손해배상, 퇴직금 산정 문제까지 후속 분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이사보수한도 결의의 하자가 단순한 절차 문제를 넘어 실제 금전 문제와 소송 리스크로 확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래서 이번 판결은 법무부서뿐 아니라 재무, 감사, IR, 주총 실무 담당 부서도 함께 살펴야 할 사안으로 볼 필요가 있다.
결국 남양유업 판결이 남긴 메시지는 분명하다. 익숙하게 반복되어 온 절차라고 해서 그 법적 의미까지 가볍게 볼 수는 없다는 점이다. 이사보수한도 승인 안건은 경우에 따라 개별 이사의 경제적 이해가 직접 걸린 민감한 결의가 될 수 있고, 그렇다면 기업 역시 더 이상 관행만을 근거로 움직일 수 없다. 앞으로는 “늘 이렇게 해 왔다”는 말보다, “이번 안건에서 누구의 이해가 걸려 있었고 그에 따라 어떤 절차를 거쳤는가”를 설명할 수 있는 준비가 더 중요해질 것이다.
<참고>
본 칼럼은 율촌의 「이사보수한도 주주총회 의안에 대한 의결권 제한 판례 및 시사점」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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