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형태소 May 19. 2022

도리는 다 싫어!

5月 : 오월에 꾸는 꿈


도리는 다 싫어!



옛날 깊은 산속에

작은 집에서 나오지 않는 보라 곰

도리가 있었어요.




도리의 집 앞 쪽으로는

번쩍번쩍 건물이 들어섰지만,

도리는 늘 좁고 어두운 집안에서

문을 걸어 잠그고  

빛이 들어오지 않게

창문도 굳게 닫았어요.




매일 도리는

“싫어! 다 싫어!”라고 말했어요.



도리는 위험이 가득한 바깥이 싫어서

숨어있는 것을 좋아했지요.

도리에게 친구는 핸드폰이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도리는 꿈에서 나비를 보았어요.

나비는 도리에게 따라오라 말했어요.

도리는 나비를 따라갔어요




그곳에서 도리는

뛰노는 아기 곰을 만났어요.

아기 곰은 풀밭을 뒹굴고

웃으며 넓은 동산을 뛰어다녔어요.



아기 곰이 도리에게 와

꽃을 주며 말했어요

“왜 이제는 뛰어놀지 않아?”



도리가 대답하려 하자

순식간에 어린 곰은 사라졌어요.

그 뒤 도리는

행복한 기억을 떠올렸어요


도리는 숲에서 뛰놀고,

친구들과 웃고 이야기하며

즐거운 하루를 보내는

자신의 모습을 보았어요.



눈을 뜨자

창문 사이로 따스한 햇살이

도리를 반겼어요.




도리는 문을 열고 나가

풀밭을 밟았어요.

도리는 다시 아름다운 세상과

마주할 수 있었어요.




끔찍하다고만 믿던 빌딩 숲은

반짝반짝 빛났고

도리는 그 모습에

두 눈이 초롱초롱 빛났어요.




그때,

도리의 귀에

아기 곰의 목소리가 들렸어요.

“나와보니 어때?

바깥세상은 여전히 아름답지?”

도리는 “응, 아름다워.”라고 웃으며 말했어요.



사실 아기 곰은

어릴 적 도리였어요.

도리는 아기 곰이 도리였다는 것을 알고

놀란 뒤

“고마워! 이제 나는 숨지 않을게. “라고 말했어요.



어릴 적 순수하던 꿈들을

되찾은 도리는


다시는

문을 걸어 잠그지 않았답니다.



작가의 이전글 두 폭의 캔버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