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형태소 Jun 30. 2022

그 경계를 걸으며

6月 : 꿈을 넘어서며

“Massive action is the cure-all.”
(강한 실행력만이 만병통치약이다.)


 미국의 유명한 동기부여 연설가 토니 로빈스의 말이다. 벌써 한 해의 유월이 끝나간다. 한 해의 절반이라고도 할 수 있는 달의 마지막을 바라보는 지금, 우리는 연초에 다짐했던 것들을 떠올린다. 유월을 맞이하여, 한 해의 중간을 넘어서면서 나는 내가 견고하게 다짐한 목적지를 향해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이 맞는지 재고해 본다. 작은 목표부터 인생의 전반에 걸쳐 이뤄내야 할 것들을 생각한다.   

  

 동아리는 6월의 주제로 꿈이 가진 비현실과 현실 사이의 경계를 넘어서는 순간을 정했다. 그 경계란 참으로 오묘하다. 가시적으로 그어진 선이 아니기 때문에 넘어가고 안 넘어가고를 특정 짓기란 어려운 일이다. 만일 넘어선 순간을 자신의 목표에 도달한 순간으로 설정한다면 그 경계는 목표로 도달하는 과정을 나타낼 것이다. 그렇다면 그 경계를 선으로 표현한다면 굉장히 두꺼운 마카로 여러 번 가로로 확장한 모습이 되겠다. 그 두껍고 빽빽한 검정 잉크 위를 횡단하는 우리는 어찌, 잘 넘어가고 있는가?    

 

 우리는 모두 이상을 안고 살아간다. 자기 삶에 대한 이상부터 사회에 대한 이상까지. 그곳에 도달하기 위하여 우리는 책을 읽고 일기를 쓰고 자신의 가치관을 쌓아 올리고, 사람들과 대화한다. 우리의 이상은 언제 현실이 될까? 우리가 꿈꾸는 각자의 목적들은 도대체 언제쯤 성취할 것인가? 오늘은 거대한 선을 씩씩하게 횡단해 자신들의 목적과 이상을 이루어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1) Terry Fox  

  


 만일 당신이 달리기에 관심이 있다면, 테리 폭스 달리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지도 모른다. 테리 폭스는 자선 마라톤을 통해 암 연구의 중요성을 전 세계에 알린 사람이다. 그는 그 나이 열여덟에 골육종을 진단받고 수술로 한쪽 다리를 절단했다. 그 이후 그는 인공 다리를 달고 자선을 목적으로 하는, 캐나다 전국을 횡단하는 희망의 마라톤을 시작했다. 그의 모습은 많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였고 지금까지도 매년 60개국 이상이 테리 폭스 달리기를 개최하며 그의 업적을 기린다. 그는 결국 폐까지 암이 전이되면서 마라톤을 중단해야 했다. 그는 22세의 나이로 사망했으나 이 이후 세계적으로 암 연구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많은 발전이 이루어졌다.  

   

그의 인터뷰 영상을 보면 그는 이렇게 말한다.     


“If I don’t make it, nobody would make it.”
(만일 제가 해내지 못하는 거라면, 다른 사람도 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요.)
“If it’s up to me, I think I can do it.”
(그것이 제가 하기 나름이라면, 저는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공 다리를 착용하고 캐나다의 전국을 횡단하는 마라톤을 시작하는 것은 정말로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는 선한 의지와 목적을 가지고 그가 할 수 있는 한 끝까지 달렸고, 결국 그의 목적은 이루어졌다. 그것이 우리에게 달린 일이라면, 우리 행동에 달린 일이라면, 우리는 당연히 해낼 수 있다. 우리가 세운 계획과 우리가 쌓아 올리고 쌓아 올릴 미래 또한 우리가 자의적으로 만들어간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어떻게 미래를 일구어 갈 것이고, 어떻게 우리의 계획을 차근차근 실행할 것인지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 우리가 유일하게 가장 공을 들여 조립할 수 있는 건 우리의 삶이다. 이렇듯, 테리 폭스의 씩씩한 도전은 여전히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에너지를 준다.  

 

풀영상 : https://youtu.be/BS2DkDYTmbA




(2) Sarah Reinertsen


     


“I’m not gonna be undermined, I’m not gonna be underestimated.”
(저는 기죽지 않습니다. 과소평가 당하지도 않을 겁니다.)
“And in fact, I’m gonna prove to you and show you what I can do.”
(명심하세요. 저는 제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사라는 철인 삼종경기를 완주한 최초의 절단 다리를 가진 여성이다. 첫 출전에서는 바이크 부문에서 15분 딜레이가 되어 완주 자격을 받지 못했으나 그녀는 하와이에서 열린 철인 삼종경기에 재출전해 완주한다. 사라가 주는 메시지는 강력하다. 그는 스포츠를 통해 자기 몸을 새롭게 바라보게 되었고, 자기 몸을 사랑하게 되었다고 전한다. 그녀는 이후 마라톤에 도전하며 절단 수술을 한 많은 사람에게 희망과 에너지를 가득 전달한다. 

   

 그녀의 도전은 과거의 그녀를 이겨내는 도전이었다. 그녀를 둘러싼 세상과 그런 세상 속에서 성장한 낮은 자존감과 자신을 경시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달리는 모습은 감동을 준다. 한 사람을 둘러싼 환경은 그 사람의 성장 과정에 큰 영향을 끼친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다양한 가치관을 정립하고 무너뜨린다. 그 과정에 우리는 도전을 방해하고, 자신감을 무너뜨리고, 가능성을 비소로 포장한 채 멀리 던져버리게 만드는 마음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 영상을 통해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고, 쉽게 포기해버렸던 반짝이는 목표들을 다시 한번 바라보자.     


풀영상 : https://youtu.be/EtujPBlemow




(3) Tony Robbins     



“Massive action is the cure-all.”
(강한 실행력은 만병통치약이다.)


 첨부한 영상 내용과 같이, 토니 로빈슨은 목표를 이루기 위한 세 가지로 결심, 전념, 결의를 이야기한다.     


 결심은 마지막 단계가 아니라 첫 단계가 되어야 한다. 영어 회화를 능통하게 하겠다는 결심, 1년에 얼마를 모으겠다는 결심, 내가 현재 있는 분야에서 최고를 찍겠다는 결심, 운동을 꾸준히 하겠다는 결심, 나의 주변인들에게 최선을 다하겠다는 결심, 하루 끝에 하루를 되돌아봤을 때 후회하지 않을 만큼 소중하게 시간을 활용할 결심. 이 모든 결심은 항상 첫 번째 단계다.


 그다음에는 전념이 필요하다. 그는 전념이란 자기 자신에게 하는 강한 약속이라고 말한다. 목적을 성취하는 데 있어 내가 출발점에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출발점 뒷부분에 서 있다면 우선 출발점까지 올 수 있도록 만들어라. 나는 내가 하겠다고 마음먹은 일을 하고 말 것이다. 이러한 약속은 전념을 만들어내고 이 전념은 우리의 목적이 결심의 순간에 멈추지 않게 하고 달리게 만든다.


 세 번째 단계는 결의다. 그는 어떤 것을 해내지 않은 순간에도 그것을 해냈다고 생각하라고 말한다. 해내고자 하는 것을 해냈다고 생각한다면 저절로 당신은 실제로 그 일을 해낼 수 있다. 이는 강한 자기 확신과 연결되어 있다.     


 이 세 가지 단계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이 있다. 바로 강한 실행력이다. 강한 추진력이다. 강한 실행력만이 끊임없이 연료를 충전하고 달릴 수 있게 한다. 이 실행력은 도전으로부터 길러진다고 한다. A가 아닌 A'일지라도 이를 계속 시도하고, 그게 안 되면 A''를 시도하라고 권한다. 왜냐하면 그 과정에서 우리는 추진력을 배울 수 있고, 이 추진력은 실행력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풀영상 : https://youtu.be/0zML9ZCrNK0




 세 가지 영상을 통해 전하고 싶은 말은, 우리의 인생은 우리의 손에 달려 있으며, 다시 말해 미래를 설계할 힘 또한 우리에게 있다는 점이다. 그 힘은 세상에 의해, 자라온 환경에 의해 숨어 있기도 하고 이미 여러 차례 좌절해 기진맥진해 있을 수도 있다. 스포츠든 무엇이든 계속 시도해라. 그래서 자신을 제대로 마주하는 시간을 가져라. 그런 도전들이 이어지면 우리는 우리를 제대로 마주하고 우리의 빛나는 가치관과 꿈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일구어낸 도전들은 우리에게 실행력을 가져다줄 것이고, 우리가 진정한 가치를 위해 몸을 던졌을 때 추진력은 동날 일 없는 연료가 될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고, 그렇게 행동한다. 남들이 보기에 느릴지라도 나는 나만의 트랙을 달리기 위해 신발 끈을 꽉 동여매고 타원으로 휘어진 기다란 트랙의 끝을 바라본다. 우리가 넘어서야 할 경계의 두께는 생각보다 얇을지도 혹은 계속해서 확장되는지도 모른다. 하다 보면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해야 하고 하면서 점점 두꺼워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끝에 무엇이 있을지, 나의 도전 끝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에 대한 호기심은 나를 지치지 않고 달리게 한다.     




 벌써 여름이 찾아왔고, 축축한 장마의 시작이다. 하늘은 물기가 가득한 두부를 면보에 꾹 말아쥔 듯 눅눅하고 구름은 그 경계가 흐물거린다. 장우산을 들고 외출하면 비가 내리지 않아 우산을 직직 끌고 가야 하고, 그 걸리적거림 때문에 단우산을 챙긴 날엔 비가 폭포처럼 쏟아져 우산은 정수리 보호의 기능만 겨우 한다. 이렇게 날씨는 뜻대로 되는 일이 없고 예측이 어렵다. 오늘은 비가 올지 비가 오지 않을지 예측할 수 없으며, 장우산을 챙기는 것이 좋을지 단우산을 챙기는 것이 좋을지 혹은 양산을 챙기는 것이 좋을지 아무도 모른다. 날씨 예보조차 들어맞지 않는 이 변덕스러운 날씨지만, 예측할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외출을 취소하지는 않는다. 약속을 취소하고, 가고자 했던 곳을 포기하고, 하고자 했던 것을 포기하고, 이불속에 몇 날 며칠을 있을 수는 없다. 해가 쨍쨍하고 몸이 가볍고 바람이 선선한 날이 올 때까지 기다릴 것인가. 꿈만 꾸고 있을 것인가. 누군가가 꿈꾸는 현실을 데려오길 기다리면서, 혹은 꿈은 꿈으로 남아 있을 때가 가장 아름답다고 말하면서, 괴리된 현실 속을 살아갈 것인가. 아무도 모른다. 그 경계 끝을 확인하기 전까진 아무도 모른다. 나 또한 지금 이 글을 끝내고 나가면 비가 올지 날이 갤지 모른다. 그러나 나갈 것이다. 장우산이든 단우산이든 쥐어 들고 내 통제를 벗어난 하루에 덤벼들 것이다. 꿈을 현실로 가져가는 것도 그렇다. 그러니 일단 시작해보자.     




 계절이 바뀔 때 우리는 옷장 정리를 한다. 이번에도 우리 가족은 겨울 침구를 넣고 여름 침구를 꺼냈고, 두꺼운 외투와 겉옷을 넣고 얇고 소매가 댕강댕강 잘린 옷들을 꺼내 착착 옷걸이에 걸어 옷장을 정리했다. 벌써 유월이 끝나간다. 1월에 세운 목표들이 가득 담긴 수첩을 한 번 정리할 때가 왔다. 바뀐 것도 있고 굳이 할 필요 없는 것도 있고 해야 할 것들이 추가되기도 하고, 구석에 틀어박혀 깜빡 잊은 것들도 있을 것이다. 다시 펼쳐보자. 우리가 그리던 목표가 무엇이었는지, 벌써 먼지가 쌓이진 않았는지, 쌓였다면 후후 불어 반들반들하게 다시 닦아주자. 그리고 우리 앞에 놓인, 우리가 설계한 길을 씩씩하게 걸어가 보자. 아직 한참 남았다. 두꺼운 검정 다리를 횡단하려면 아직 한참 남았다. 그래도 그 길은 우리가 마음먹기에 달렸다. 그 길을 기분 좋게 달려갈 것인지, 느긋하게 산책하듯이 걸을 것인지, 끝이 언제 보이는지 모르겠다고 투덜거릴 것인지, 중간에 새로운 다리를 그려 건널 것인지는 지금 걷고 있는 우리의 두 발에 달려 있다. 꿈을 넘어서며. 꿈에서 현실로 넘어가는 것은 고약한 일이다. 공중에서 둥둥 떠다닐 때는 몰랐던 고약하고 복잡한 것들이 도처에 널려 있고, 세워둔 깔끔한 계획들은 도미노처럼 무너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꿈으로 두면 그것은 망상에 그친다. 공상에 그치고 말 것이다. 내가 살아가는 세계, 내가 소속되어 있는 사회, 그리고 나에게 초점이 맞춰진 나의 하루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 그리고 나의 계획은 잘 이루어지고 있는가.     




나에게 2022년의 시작은 1월 1일이 아니라 휴학신청서를 낸 2월이다. 해외 인턴이 모종의 사건으로 물 건너 간 3월. 해외 인턴을 준비한다고 내키지 않는 공부를 하던 3월이어서 그랬을까, 신기하게도 물거품이 되자 마음이 편해졌다. 잠시 멈춰 서니 하고 싶은 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계획이 몇 번이 수정되었다. 그 수정된 일 년의 계획을 쭉 나열해 본다. 나는 내 다짐을 얼만큼 잘 실행하고 있으며, 어떤 다짐이 남아 있을까. 



22-06-29
집에 나오자마자 비가 멈춘 운이 좋은 오후 다섯 시, 집 주변 작은 카페에서



by. 베가

작가의 이전글 꿈의 필멸자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