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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형태소 Mar 25. 2022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요

3월 : 내가 생각하는 꿈에 대하여

누군가가 나에게 꿈이 무엇이냐 물어본다면

뭐라고 답할 것인가.

꿈?

# 어느 순간부터 무던하고 평범한 삶이 꿈이 되었다. 어릴 적에는 푸드스타일리스트도 되고 싶었고, 스포츠 아나운서도, 광고기획자도 되고 싶었다. 꿈이라고 하면 직업에만 연관 지어 생각했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배우고 눈뜨는 것들이 많아질수록 꿈의 정의를 내리기보단 그려내려고 했던 것 같다. 회화적으로 표현하자면 잔잔한 파도가 치는 노을 진 바닷가가 그려지는 풍경이라고 표현하면 될까. 바닷가에 앉아 선홍빛으로 물들어가는 하늘을 바라보고 잔잔하게 치는 파도 소리를 듣고 있으면 많은 생각에 잠기곤 한다. 삶을 되돌아 보기도 하고, 그냥 그저 하늘을, 파도를 바라보기도 한다. 그런 삶을 살고 싶다. 여유롭게 바라볼 수 있는 삶. 가끔 거세게 치는 파도로 위태로울지라도, 물들여진 하늘 덕에 그 날이 모두 추억이라 아름답게 기억되는 그럼 삶 말이다. 내 직업적 꿈은 열정이 있는 사업으로 성공을 해서 강연을 다니고 예술을 하는 사람들을 후원하고 도울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직업적인 꿈이 아닌 그냥 내 삶의 목표, 미래, 꿈에 대해 이야기해본다면 고민없이 만족할 수 있는 삶, 편하고 무던한 삶. 내가 가진 만큼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나눠줄 수 있는 ‘여유’가 되는 삶을 말할 것이다.


물질적 가치?

# 무던하고 평범한 삶이라는 게 어떻게 보면 굉장히 추상적일 수 있다. 이런 삶을 살기 위해선 성공을 해야 하고 돈을 잘 벌어야 한다. 여유를 바라는 나에게는 어쩌면 이는 필수불가결한 과정이다. 퓰리처 상을 수상한 미국 시인 칼 샌드버그는 ‘돈이란 힘이고 자유이며, 모든 악의 근원이기도 한 동시에, 한편으로는 최대의 행복이 되기도 한다.’ 라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돈이 전부라 말한다. 돈으로 모든 게 해결되진 않겠지만 그러나 돈이 인생의 많은 것을 결정짓는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돈이 무작정 많은 사람이 부럽게 느껴지진 않았다. 다만 그 재력을 나누고 나에게 투자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진 사람이 부러웠다. 내가 잘하는 것이 있고 좋아하는 것을 알고 그런 것에 소비할 줄 아는 그 여유가 여전히 부럽다. 돈 없이 어떻게 행복할 수 있겠는가. 어쩌면 꿈이라는 것은 결국 ‘어떻게 해야 돈을 조금이라도 더 행복하게 벌 수 있는가.’의 문제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들면 평범한 삶을 넘어 물질적으로 만족할 삶을 바라게 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나에게 가치 있는 사람, 물건 등에 여유롭게 쓸 수 있는 것에 목표를 두고 싶다. 사랑하는 것들에 크게 어려움 없이 투자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

변화 요인 ?

# “꿈” 이라는 단어를 처음 떠올렸을 때는 어린 시절 “너는 꿈이 뭐니?” 라고 묻는 사람들의 말에 감히 뱉었던 장래희망들이 떠올렸다. 이어 지금은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했다. 본인의 꿈을 이루고 만족하며 사는 삶은 생각보다 어려운 듯 하다. 그래서 어른들(나보다 오랜 삶을 살아온 누군가)에게 꿈에 대해 물어봤을 때 막연히 ‘잘 먹고 잘 사는 삶’으로 퉁 치는 건지도 모르겠다.

# 최근 우연히 봤던 드라마에서 주인공의 딸이 할머니에게 “꿈 같은 게 필요한가? 다들 취업 이야기만 하잖아.”라고 말하자 “그러게 이게 너희들의 시대구나” 라고 할머니가 대답한다. 이어 IMF로 자신이 몸 담고 있던 펜싱부가 사라지자 억울해 하는 주인공에게 펜싱부 코치가 말한다. “꿈을 뺏는 건 내가 아니야. 시대지.” 최근 방영을 시작한 ‘스물다섯, 스물하나’ 라는 드라마 속 대사다. 꿈은 생각보다 주변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금융위기, 고령화와 같은 시대적 요인 때문에 길을 포기할 수도 있다. 부모님의 기대, 사회의 시선 같은 주변 환경이 주는 부담이나 압박이 꿈을 막을 수도 있다. 혹은 나의 목표나 가치가 바뀌어 꿈이 변경될 수도 있다. 대학을 가기 위해서 성적에 맞추어 과를 정하고 진학하는 것, 가정 형편이 어려워져 하고 싶던 일을 포기하고 생계 유지에 뛰어드는 것 그리고 전에는 관심있던 일이 지루해져 다른 일을 선택하는 것 등 다양한 상황에 따라 많은 이들의 꿈은 수시로 변화한다.

타인에 대한 궁금증 ?

# 그렇다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지인들에게 어릴적 꿈에 대해 물었고, 지금의 꿈에 대해 물었다.

SNS와 전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정말 많은 답변을 들었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해볼 수 있어 좋은 시간이었다. 기억에 남는 몇 답변만 가져와보았다. (지인의 이름은 알파벳으로 나타냈다.)

A는 말을 잘한다며 가족이 권유해 아나운서를 꿈꿨다. 이후 고등학교 시절 사회적 이슈를 접하고 정의를 되찾고 싶다는 생각에 기자를 꿈꿨고 시간이 흘러 지금은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사는 것이 꿈이다. 추가로 전에는 꿈의 의미 자체가 너무 좁았던 거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제는 삶의 가치, 이상, 가치가 꿈이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B는 피아니스트에서 영화음악감독까지 음악을 사랑했다. 그리고 지금은 꿈의 정의를 내리진 못하겠고 세상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한다.

C는 바로 생각나는 꿈은 대통령이지만, 관심있는 분야가 많아서 맨날 바뀌었다고 한다. 지금 성인이 되어 세상에 나오고 나니 새로운 눈을 뜨게 되었고 세계일주가 꿈이 되었다. 막연한 호기심과 외동이었다는 본인의 가정환경이 영향을 준 것 같다고 한다.

D는 입시를 준비하면서 정의로운 사람이 되고 싶어 판사를 꿈꿨다. 하지만 그 꿈을 포기한지는 꽤 되었고 아예 다른 길로 나아가고 있다. 현재는 만족할 수 있는 삶, 외롭지 않은 삶을 꿈꾼다고 한다.  

E : “나이 들수록 뭐할지 더 모르겠다. 세상은 너무 넓고 돈 버는 건 어렵다. 행복도 어렵다”

F, G, H : “돈 많은 백수”

I는 초등학교 때 접할 수 있는 직업이 많지 않았기에 막연히 ‘선생님 멋있다!’라는 생각만으로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그 뒤 대학진학이 꿈이었고 현재는 돈 많은 백수 그리고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찾고, 잘하는 일을 찾아 진짜 꿈이 생기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J는 처음부터 의사였고 지금도 의사다. 이유는 “돈 많이 벌고 여유롭게 살고 싶어서” 라 한다.

K는 칠판에 분필로 쓰는 게 멋있어 보여서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그 뒤에는 무용의 길만 걸었다. 현재는 사회에 찌들다 보니 현실을 깨달았다. 꿈이라며 지키고 싶은 것들 중 1순위는 건강, 2순위는 돈, 3순위는 행복이 되었다고 한다. 갈수록 좀 더 여유로운 삶을 살고 싶어 지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아마 “다들 그럴 것이다.”라는 말을 전했다.

L는 친구들이 다 쓰길래 따라서 축구 선수를 적었다. 그 뒤에는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었다. 지금은 하고싶은 게 너무 많다. 그래서 돈도 많이 벌고 싶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한다.


정리?

#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꿈에 대해 듣다 보니 ‘커가면서 현실을 깨닫는구나’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명확히 꿈이란 무엇인지 정의할 수는 없었다. 어쩌면 그 막연함 마저도 꿈을 꾸는 과정의 일부가 아닐까? 혹은 새로운 꿈을 또 꾸며 살아가지 않을까? 꿈에 대한 나의 질문과 ‘꿈이 도대체 무엇인가’를 고민하며 써 내린 나의 글은 마무리가 되지 않을 듯하다. 그리고 아마 결론도 없는 나의 글이 지금 나이에 할 수 있는 혼란스러운 고민의 형태를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무엇 하나 정해진 것이 없고, 많이 배웠지만 여전히 모르는 것도 많다. 세상에 나아가면서 시야는 넓어지는데 가진 것은 없어 보이고 부족한 부분만 눈에 띈다. 꿈을 꾸지만 그와 동시에 꿈을 잃기도 한다. 새로운 꿈을 꾸려고 할 때의 벅찬 마음, 꿈을 지워낼때의 아린 마음 그 복잡하고 설명할 수 없는 상태들이 모여 ‘꿈’이 되어 가는 것은 아닐까. 솔직히 조금은 두렵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끊임없이 변화할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의 꿈들이 기대된다. 다가올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각자 추구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 살아가다 보면 그리던 꿈에 닿아 있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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