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꿈은 처음이라...

사자꿈이 무슨 꿈인지 아시는 분?

by 박솔

간밤에 사자꿈을 꾸었다.


사자꿈.


사자꿈이라...


사자꿈은 무슨 꿈이지?


사자꿈은 처음이라 떠오르는 게 없다.


그런데 꿈꾸고 기분이 안 좋다.


그럼 사자꿈이 아니라 개꿈인가보다.


시작은 내가 편안히 해먹에 누워있는 것으로 시작했다. 앞에는 동물들이 보였는데 철망 같은 우리가 없었다. 사파리 같은 느낌이었는데... 그냥 야생이었다. 그때 갑자기 바위 뒤에서 사자 한 마리가 성큼성큼 걸어나왔다. 나는 해먹에서 벌떡 일어났다. 사자를 움직이는 나를 알아채고 마구 달려왔다. 나는 있는 힘껏 달려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데 문이 잘 잠기지 않았다. 문이 닫히기는 했지만 고장이 나서 꼭 닫히지 않고 스르르 문이 다시 열렸다. 오 마이 갓.


쫓아온 사자가 문을 밀고 들어왔다. 나는 너무 무서워서 다른 공간으로 정신없이 뛰었다. 좀 더 안전할 것 같은 공간으로. 거기엔 사람들도 몇 있었는데 그곳은 교무실이었다. 오 마이 갓 , 투.


"사자가 와요."


교무실 바로 앞에는 정원이 있었고, 문을 열지 않고 바로 밖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아이들이 정원과 교무실을 자유롭게 드나들면서 놀고 있었다. 어른은 '교감선생님'이 계셨다. 하하. 교감선생님이 여기서 왜.


이 꿈은 무엇인가. 나는 왜 이런 꿈을 꾸었는가.


사자. 아이들. 교감선생님. 잠기지 않는 문.


나는 사자를 보았지만 사자와 눈을 마주치지도 사자를 직접 대면하지도 않았다. 그냥 냅다 도망쳤으니까. 왜냐하면 내가 질 것 같아서. 그런데 이건 현실이 아니라 꿈인데... 한 번 사자랑 마주해봤으면, 맞장 떠 봤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꿈인데... 꿈에서라도 한 번...


난 꿈에서조차 용기가 없었다. 현실의 용기 없고 소심한 내 모습을 적나라하게 꿈에서 봤다.


사람들에게 사자가 왔다는 말도 크게 외치지 못했다. 사람들이 나중에 사자가 풀린 게 나 때문이라고 생각할까봐. 그래서 나한테 안 좋은 일이 생길까봐. 아이고야.


생각해보렴.


너는 해먹에 누워있었는데 사자를 어찌 네가 풀어줄 수가 있나, 이사람아.


그런데도 내가 사자 얘기를 꺼내면 다른 사람들이 다 나를 '사자 탈출 사건'의 주범으로 생각할까봐 무서워 말을 제대로 못했다.


어쩌냐, 이 성격.


이건 꿈인데 실생활에서의 나와 똑같다니.


안에서 새는 바가지가 꿈에서까지 샐 줄이야.


그냥 다른 사람들에게 편하게 말할 수 있었으면. 소심하게 굴지 말고 그냥 가감없이 말할 수 있었으면. 앞뒤 너무 생각하지 말고 그냥. 그랬으면 좋겠다.


그래야 사자가 우리에서 탈출하고 쫓아오지 않지.


도망갈 필요도 없고 다른 사람들한테 제대로 못 알렸다고 걱정하지도 않지.


사자가 탈출한 게 나 때문도 아닌데.


그냥 있는 그대로 나를 보여도 별일 생기지 않는다는 걸 내가 알았으면 그래서 좀 더 편해졌으면 좋겠다. 그게 더 내 삶에 도움이 될테니.


새벽부터 무슨 소리 하는지 모르겠다.


한 마디로 소심한 마음에 사자꿈 꾸지 않게 강한 사람. 할 말 하는 사람. 미움 받을 용기를 가진 사람이 되었으면.... 뭐 그런 얘기다.


사자꿈... 다음엔 꾸지 않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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