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 후회, 걱정 금지
비교 천재, 걱정 박사, 후회 매니아.
이런 사람이 있다면 사는 게 얼마나 피곤할까. 이 중 한 가지만 해도 금방 기력이 딸리는데 이 세 가지를 동시에 해내는 사람이 있다면... 단명은 따놓은 당상이지 않을까 싶다.
아, 생각만 해도 힘들어. 이 사람의 인생과 멀어지고 싶다.
도대체 이런 사람은 누구야? 참으로 피곤하게 사는 이 사람. 뉘신지?
누구긴... 바로 나다.
이런 '나'로 살아가기 정말 '피곤 그 자체'다. 나도 몰래 무언가가 건드려지면 끊임없이 이어지는 비교, 걱정, 후회 3단 콤보. 여기에 몰두하다보면 하루가 순식간에 동이 난다. 아무것도 한 것 없이 하루가 지나가버린다. 그리고 피로가 몰려와 눕지만 눈은 말똥말똥 잠이 들지 않는다. 왜냐. 그때에도 머릿속에서는 비교, 걱정과 후회 시리즈가 돌아가고 있으니까. 정말로 신기한 게 너무 피곤해서 자고 싶은데도 머릿속에서 생각이 계속 재생된다. 뇌가 자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내가 원치 않는데 프로그램이 계속 돌아가고 있는 느낌.
아, 이러면 내일 아침에 일어나면 너무 힘들고 만사가 귀찮아질텐데... 알고 있지만 끊을 수가 없다. 자력으로 되지 않아서.
이것도 어떤 면에서 '중독'인 것 같다.
비교 중독, 걱정 중독, 후회 중독.
다 득이 될 것 없는 '불필요 중독거리'
새해를 맞이하여 이 3적을 타파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어제 아이 친구 엄마들을 만났다. 집에서 만나기로 해서 아이 친구집으로 갔는데 집이 어마어마하게 깨끗했다. 우리 집 아이들보다 훨씬 아기인 두 돌 지난 아이까지 두고 있으면서 이렇게 집을 깨끗하고 청결하게 유지하다니... 말도 안돼. 나는 아이들이 그 정도인 무렵엔 거의 쓰레기통 수준으로 해 놓고 살았었는데... 지금은 정말 많이 깨끗해서 누가 온다고 하면 조금만 치우면 되니 참 괜찮다고 생각했었는데... 오만이었다. 아니 역대 최고로 깨끗한 우리집보다 깨끗하다니. 나는 이것이 최선인데. 우리집보다 이 집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 찰나, 나는 어떤 주부였던가. 나는 어떤 엄마였던가 생각하게 됐다. 그러면서 비교와 후회, 나에 대한 비판이 순식간에 몰려왔다. 처음 이 집에 방문하기로 했을 때의 기대와 설레임, 좋은 기분은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졌다.
치아교정을 하고 있는 또 다른 아이 친구 엄마를 보면서는 '나도 하고 싶었었는데... 나도 진작에 생각했을 때, 할 걸.' 이라는 생각이 몰려왔다.
아이들 놀게 해주고, 아이 친구들 엄마들과 이야기를 좀 나누려던 것 뿐인데 복잡한 머리와 무거운 가슴을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분명 새해부터는 비교, 걱정, 후회... 이런 나쁜 것들을 끊어내고 싶다고 했으면서.
그리고는 뭔가 잘못 되었다는 생각과 함께 '이건 아니지. 이런 태도는 아니지' 싶었다. 비교해서 뭐하나? 그들과 나는 다른 사람인데. 그때는 그럴만한 이유가 분명 있었고, 과거의 나도 충분히 열심히 살았잖아. 그걸 너도 알잖아. 그걸로 된 거 아니야?
집에 돌아와 가방을 내려놓으며 주방에 너저분하게 올려진 많은 물건들을 노려보았다. 이 짐들을 다 쓸어버리면 그 집처럼 우리집도 깨끗해서 오래오래 살고 싶은 집이 되겠지? 그래, 그럼 우리집도 살기 좋은, 살고 싶은 그런 집이 될거야. 그런데 그 집에는 이 많은 주방 살림들이 어디로 사라진거지? 이렇게 꺼내놓지 않고 넣어두고 필요할 때 꺼내쓰면 힘들지 않나? 이 짐들을 나는 어디로 보내나? 근데 내가 왜 또 이런 생각을 하게 고 있지?
가만 생각해보니, 이 모든 것은 '비교'에서 시작하는 것 같다. 아이 친구 엄마는 아이 친구 엄마, 나는 나인 것을. 나는 나만의 장점, 나만이 가진 것이 있는데 쓸데 없이 왜 비교를 해서 후회와 걱정, 자아비판의 돌림노래를 하고 있는지... 나라는 인간 참 답답하다.
그래도 이것을 자각하고나니 조금 상황이 이해가 가면서 뭘 해야 하는지 알 것 같다. 비교에서 후회, 걱정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비교 멈추기'부터 시작. 그럼 비교는 했어도 더이상 나를 힘들게 하지는 않을 수 있으니까.
그래 좋아!
일단 '비교 금지'부터 시작하자!
더 이상 내 에너지를 왕창 빼먹는 3총사에게 당할 수 없다. 이제는.
이제는 정말 거기에 쓸 에너지가 너무 아깝다.
아직 1월이지?
다시 해보자!
'비교, 걱정, 후회 3적 타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