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아들이 포켓몬을 좋아한다. 카드를 모으고 싶어해서 특별한 일이 있을 때 가끔 사 주었다. 최근 사달라고 조르는 빈도가 높아져서 어찌해야 하나 고민이 되었다.
그러다 어떤 교육 블로그에서 본 하루 일과 체크리스트가 떠올랐다. 체크리스트를 보고 아이들 스스로 할 일을 확인하고 기록하면 된다. 일단 엄마가 일일이 확인하지 않아도 되어서 엄마가 편하고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으니 교육적으로도 좋은 일거양득. 기회는 이때다 하고 아이에게 체크리스트를 들이밀었다. 체크리스트표 2주치를 완성하면 2주 뒤에 포켓몬 카드를 뽑으러 갈 수 있게 해 주기로 했다.
체크리스트에는 이부자리 정리, 책 꼼꼼히 읽기, 뒷정리, 빨래 개기, 감사 인사 3개, 9:30까지 잠자리 들기 등이 있다.
가짓수가 제법 많은데 포켓몬님 덕분에 상당히 잘 지켜지고 있다. 별 기대하지 않았는데 포켓몬 파워에 연신 놀라고 있다. 2주에 5천원 상당의 포켓몬 카드 한 팩인데 이렇게 스스로 알아서 잘 하다니 가성비가 너무 뛰어난 거 아니야?
뒷정리 한 번 하라고 하면 세월아 네월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심부름 하나 시키면 안 하면 안되냐고 입이 나오고 9:30에 자려고 하면 매번 10시가 다 되어가서 잠들기 직전까지 나의 혈압을 올리곤 했었는데 그 아들 이제 어디 갔나 싶다. 체크리스트 표시해서 포켓몬 카드 사러 가려는 일념으로 참 열심히도 한다.
감사합니다, 포켓몬님.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