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게는 초능력이 있다. 매일 1.5 리터 물병 4개와 2kg의 사료를 들고 길고양이 서식처를 다니던 어느 날, 나눠 줄 물과 사료가 부족했다. 아쉬워하며 물병을 탈탈 터는데 쪼르륵, 쪼르륵 물이 떨어졌다. 분명 빈 병인데 기울이면 물이 나왔다. 사료를 담은 지퍼백에서도 한 알, 두 알이 계속 생겼다. 너무 신기해서 집에 와서 해보니 되지 않았다.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은 길고양이 서식처에서만 일어났다. 그것도 애초 빈 병, 빈 봉지일 때는 되지 않고 가져간 물과 사료가 떨어졌을 때만 생겼다. 분명 기적은 일어나는데 준비할 사료나 물병 수가 준 것은 아니다.
광주는 오병이어(五餠二魚)의 능력을 이용해 기적을 일으키기로 했다. 우선 자기가 돌보는 길고양이 12 마리에게 모일 모시에 모이면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세상에 널리 알리라고 했다. 그날이 되자 13 마리가 모였다. 한 마리만 더 왔다. 춘추전국시대 진나라 이목지신(移木之信)의 지혜가 필요했다. 그래서 새로 온 고양이에게 두 알씩, 세 알씩 사료를 계속 주었다. 결국 그 고양이는 배가 터져 죽었고 소문은 삽시간에 퍼졌다.
두 번째 모임에는 길고양이 5천 마리가 왔다. 광주는 흥분하지 않고 고양이들에게 사료와 물을 나눠줬다. 4,723번 고양이 차례가 되었을 때, 사방에서 사이렌 소리가 울렸다. 동네 주민 신고로 동물 구조대와 경찰, 소방차가 온 것이다. 하늘에서는 방송국 헬리콥터가 현장을 중계했다. 누군가는 지진의 징조라고 했고 다른 누구는 리더십이 있는 고양이의 등장이라고 조심스레 예견했다. 동물 구조대와 소방관들은 고양이들을 모두 포획했다. 처리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용인시 의회가 열렸고, 갑론을박 끝에 중성화 수술을 한 후, 풀어주기로 결정했다. 광주는 자기 능력보다 더 큰 기적을 이뤄냈다. 이후 그곳은 캣세마네 동산이라고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