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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래 희망 3

by 애프릭

서울은 멈추지 않고 장래 희망에 대해 생각했다. 생각해 보니 4년 계약직, 기초의원이 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지방의회 의원은 크게 광역의회 의원과 기초의회 의원으로 나뉜다. 특별시, 광역시, 도의 의원이 광역의원이고 시, 군, 구의 의원이 기초의원이다. 선거에 나서기 위한 기탁금은 200만 원이다(광역의원은 300만 원). 당선되거나 유효투표 총수의 15% 이상을 득표하면 전액을 돌려받고 10~15% 사이로 득표하면 반을 돌려받는다. 제출 서류 중에 정당 추천서가 있어 당내 경선을 거쳐야 하는데 50인 이상, 100인 이하의 추천을 받으면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 있다(광역의원은 100인 이상 200인 이하).


이제 와서 정당 활동을 시작하기는 늦었고 무소속으로 출마해야겠다. 그러려면 이슈 몰이를 해야 하는데 길고양이 퇴치가 딱이다. 세상 민심은 언제나 반반이어서 길고양이를 보호하자는 의견과 퇴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반으로 갈릴 것이다. 이미 49%는 따놓은 당상이다. 나머지 2%는 자기의 외모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엽사를 불러 사냥하는 것이 제일 빠르겠지만 한국에서 수렵이 가능한 동물은 17종으로 정해져 있다(까치와 청설모가 포함됨). 가축은 사냥이 안된다. 119를 동원해 포획한 다음 안락사를 시킬 수 있으나 소방관들이 업무 과중으로 난색을 표하고 수의사들이 양심에 어긋난다고 반발이라도 하면 표를 얻기는커녕 잃을지 모른다.


서울은 유튜브에서 터키에 길 고양이가 많다는 내용을 봤다. 직접 확인은 못했지만 고양이를 보호하라고 마호메드가 콕 찍어서 얘기했단다. 그래서 터키 고양이들은 어딜 가든 대접받고 자유롭게 산단다. 그렇다면 터키와 MOU를 맺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수지구 길 고양이를 몽땅 잡아 터키에 보내는 대신 일정량의 커피를 수입해 오는 것이다. "고양이 없는 우리 마을, 커피 향 가득한 우리 동네". 선거 공약으로 딱이다! 헌데 광주가 캣 맘이다. 길고양이를 없애겠다고 선거 운동을 벌이다 아내가 캣 맘인 것이 밝혀지면 곤란하다. 위장이혼이라도 해야 하나 고민했지만 선거엔 스캔들이 최고다. 부부가 치고받고 싸우는 것을 유권자들이 더 좋아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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