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의 아이

Weathering with you

by 애프릭

2019년 개봉한 이 영화는 2016년 <너의 이름은>, 2022년 <스즈메의 문단속>과 함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3대 재난 애니로 불립니다. <너의 이름은>은 혜성 충돌, <날씨의 아이>는 홍수, <스즈메의 문단속>은 지진에 대한 얘기입니다. 감독은 2011년 후쿠시마 대지진의 기억이 작품에 스며있다고 말했습니다. 자연재해가 있고 일본 토속 신앙이 나오며 주인공이 어려움을 헤쳐간다는 뼈대는 비슷하지만 영화마다 주제가 다르고 그중 <날씨의 아이>는 독특한 면이 있습니다.


작은 섬 출신의 호다카는 가출을 해서 도쿄에 왔습니다.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 여의치 않아 노숙을 하게 되고 햄버거 집에서 일하는 소녀로부터 빵 하나를 얻어먹습니다. 이것이 인연의 시작입니다. 둘은 의기투합하여 사업을 시작하는데 돈을 받고 맑은 날씨를 가져오는 것입니다. 예로부터 세상 어디서나 누군가 해왔던 일. 이 소녀는 정말 그런 능력이 있고 비를 멈추는 대가로 몸이 조금씩 투명해져 시나브로 사라지게 됩니다


이들은 가출 청소년에 소년 소녀 가장입니다. 한때 영화의 단골 소재였다가 최근엔 학교 폭력에 밀려 사라져 버린, 여기에 호다카가 우연히 권총을 줍게 되고 경찰에 쫓기게 되면서 공권력으로부터도 외면받는 추억의 90년대 설정입니다. 오래된 소재라고 해서 지금 그런 일이 줄어든 것은 아닐 것입니다. <스즈메의 문단속>이 자연재해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정서적 치유에 무게를 둔다면 이 영화는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소외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을 거칠게 드러냅니다.


그렇게 응축된 힘은 경찰서 탈출 장면에서 폭발합니다. 진실을 말하는 투박함은 <너는 내 운명>에서 황정민과 같고 늙은 형사의 마음을 흔드는 힘은 <델마와 루이스>의 그것과 비슷합니다. 결말을 향해 빠르게 나가면서 주인공은 날씨의 소녀에게 말합니다. 세상을 구하기보다 너와 함께 있고 싶다고. 그래서 세상은 망합니다. 도쿄가 물에 잠깁니다. 대의와 다수를 앞세우는 전형적인 틀에서 벗어나 젊은 영혼이 외치는 소리를 듣고 싶다면 이 영화가 제격입니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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