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히텐슈타인은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사이에 있는 작은 공국이다(서울의 1/4). 그곳에는 7명의 죄수가 있다. 별도의 취사 시설과 요리사를 두기 어려워 외부에서 음식을 시켜 먹는다. 구성을 달리하는 것이 더 번잡하니 음식의 질은 동일하다. 일회용 포크와 나이프는 받지 않고 리뷰 이벤트에 참여하지 않는다. 처음엔 식당 한 곳을 쓰다가 주인장의 휴가 기간 동안 죄수들이 쫄쫄 굶는 사태가 발생해 지금은 세 곳을 번갈아 이용한다. Torkel 은 현지 스타일의 스위스 요리 식당이다. Gasthof Au 는 전통 오스트리아 알프스식 식사를 제공한다. Restaurant Angel 은 퓨전 아시아 식당이다.
다른 두 곳은 관광객만으로도 손님이 차고 넘치지만 Angel 은 교도소 매출이 중요하다. 매일 아침 감옥에 들러 입소하는 인원과 퇴소하는 사람을 물었다. 판촉을 위해 서비스 음식을 껴주는 것은 규칙에 어긋난다. 지난 회계 감사에서는 포인트가 교도관에게 쌓인게 문제가 됐다. 리히텐슈타인에서 2년 이상의 형을 받으면 오스트리아로 이감된다. Angel 의 입장에서 보면 수감자는 많아야 하고 중범죄자는 도움이 안된다. 범법 행위가 적절한 수준으로 많아지기를 바라는 자신이 도덕적으로 올바른가가 항상 고민이다.
Anna Beck 경사는 라디오 주파수를 신중하게 맞춘다. 별생각 없이 틀어놓던 라디오에 신경을 쓰게 된 것은 지난 봄, 교도소 면회를 마치고 돌아가는 한 여인을 만나면 서다. 그녀는 내일이 남편의 생일인데 아이가 방송국에 사연을 보냈다며 볼륨을 크게 해 줄 수 없냐고 물었다. 국가경찰 본부 라디오 소리가 교도소 담을 넘는지 처음 알게 됐다. 그녀의 남편은 부동산 사기죄로 수감되어 있었고 아이는 천진난만한 사연을 보냈다. 그날부터 그녀는 수감자의 나이, 사회에서의 경력을 고려해 라디오 방송을 선택했다. 고령층이 많을 때는 알프스 지역의 민요와 Josef Rheinberger 의 클래식을, 젊은층이 많으면 K-pop을 골랐다. 업무와 상관도 없는 수감자들의 신상명세를 꼼꼼히 읽고 그들의 취향을 상상했다. 지금은 겨울이라 창문이 꼭꼭 닫혀 있다. 봄이 오면 그녀가 엄선한 방송이 그들에게 닿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