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by 애프릭

샤오샤오는 레이레이를 걱정스레 바라봤다. 아무래도 요즘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 갑작스레 인기가 오른 것이 정말 자기가 귀엽고 예뻐서라고 믿는 듯하다. 감성적인 레이레이와 달리 INTJ 인 샤오샤오는 주변 상황을 면밀히 관찰한다. 사육사들의 대화를 세심히 듣고 대나무 포장지로 달려 들어오는 일간 신문을 꼼꼼히 읽는다. 우파 색채가 짙은 산케이 신문과 평화 헌법을 옹호하는 진보 성향의 아사히 신문의 논조를 구분할 줄 안다.


지난 9월 영화 <731 Evil Unbound>의 개봉 소식부터 불안하더니, 11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국회 발언을 듣고 깜짝 놀랐다. 12월 7일, 중일 양국 간의 레이더 조준 기사를 읽고는 돌아갈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고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중국 정부는 판다의 임대 기간 연장을 불허했다. 샤오샤오와 레이레이는 내년 1월 말까지 귀국해야 한다. 일본에서 판다를 볼 수 없다는 소식에 관람객이 급증했다. 동물원 측은 관람객 당 관람 시간을 1분으로 제한했다. 그럼에도 사람이 몰리자 사전 예약제로 바꾸고 지금은 추첨에 뽑힌 사람만 볼 수 있다.


** 왼쪽이 레이레이 오른쪽이 샤오샤오


샤오샤오와 레이레이는 2021년 6월 23일, 타이토쿠 9-83번지 우에노 동물원 43번 사육동에서 태어났다(이란성 쌍둥이다). 엄마와 아빠는 신신과 리리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신신과 리리는 중국에서 건너 온 1세대고 샤오샤오와 레이레이는 이민 2세다. 레이레이는 아무 생각 없이 대나무를 먹으며 쑥쑥 컸으나 샤오샤오는 종종 자기의 정체성을 고민했다. 중국은 仁(인)의 나라였으나 공산주의 혁명을 거치면서 기존의 철학을 해체하고 재구성했다. 지금은 實用(실용)의 나라라고 보는게 맞다. 일본은 和(화)의 나라로서 진심은 아닐지언정 부드러움에 익숙해져 버렸다.


중국에는 800여 마리의 판다가 사육되고 있다. 야생에서 살고 있는 수를 더하면 2,700여 마리다. 더 이상 살가운 대접을 받기 어려울 것이다. 일본이 개체의 개성과 독립성을 존중한다면 중국은 국가 전략 동물로서 종의 번성에 무게를 둔다. 일본이 자유 연애를 권장하는 반면, 중국은 인공 수정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 수가 너무 많아 번호로 불린다는 말도 있다. '앉아' '서' 등 중국말도 배워야 하고 꽌시도 신경 써야 하는데 레이레이는 관람객 앞에서 좋다고 웃고만 있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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