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연애

by 애프릭

상암은 주말 내내 방에서 Netflix <불량 연애>를 보고 있다. 그녀는 <나는 Solo>의 조연출이다. 말이 좋아 조연출이지 이양화 CP 밑에 연출만 일곱 명이고 작가들 사이에 낀 처지다. 2023년 9월, 16기 영숙이 한창 화제가 될 때, 최고 시청률 7%를 찍고는 줄곧 내리막이다. 지금 방영되는 연상연하 특집도 관심을 끌지 못한다. 3%를 지켜낼지 막막하다. 한 때 160여 명에 달하던 인원이 80명으로 줄었다. 뭔가 해내야 한다.


<불량 연애>는 일본판 <나는 Solo>다. 출연진들의 과거가 화려하다. 술집 댄서와 호스트 바의 선수, 소년원 출신에 남녀를 가리지 않고 문신이 가득하다. 이 중 사쿠라이 니세이의 사연이 인상 깊다. 그는 유복한 집에서 태어났으나 사고뭉치 학생이었다. 자기가 등교한 날 보다 어머니가 학교에 간 날이 더 많다. 어느 날, 층계 난간에 기대 흐느껴 우는 어머니를 본 뒤로 싸움을 멈추고 복싱을 배웠다. 지금은 바를 운영한다. 슈퍼 데이트권은 한국처럼 경쟁을 통해 얻지 않고 제작진이 지정한다. 자기가 찍은 여인을 다른 남성이 데리고 나가면 몸싸움을 불사한다.


** 가운데 검은색 츄리닝이 사쿠라이 니세이


상암은 지방대 학교 방송국에서 처음 방송을 접했다. 6개월의 수습 기간을 거쳐 3학년 말까지 5학기 내내 제작부원(PD)으로 수많은 프로를 진행했다. 그래봤자 학생들은 멜론과 유튜브를 보느라 무심히 흘려듣는 방송에 불과하지만, 매일 같이 고민하고 글을 짜냈다. 선배들은 방송의 공정성과 언론인으로서의 자세를 말했다. 정치, 사회 문제에 있어 균형감 있는 시각을 신주 단지처럼 모셨다. 상암이 보기에 공정은 다양한 시각을 가진 여러 방송에서 나온다. 하나의 방송국이 균형에 목을 매 봤자 에둘러 말하기에 불과하다. 치킨도 아니고 반반이 뭔가! 다큐멘터리도 그렇다. 진실은 오직 순간에 존재한다. 방향은 사람(연출자)이 정하는 것이다.


그녀의 선 넘는 생각을 몇몇 선임이 경고했다. 주작으로 몰리면 팀 전제가 패가망신한다. 짜고 치는 고스톱은, 아무도 모르면 불법이 아니다. 상암은 젊은이들이 몰리는 카페를 돌고, 모델 에이전시의 포트폴리오를 훑었다. 잘 생긴 남자 한 명이면 된다. 소품 담당으로 들락거리며 여성 출연자들의 시선을 뺐는다. 흘끔거리느라 주위가 흐트러지고 홀대받는 남성들의 분노가 폭발하면 시청률 대박이다. 그는 알바를 하러 온 것뿐이고 모두가 진심이다. 주작은 어디에도 없다.

금요일 연재
이전 21화예전의 누구에게 말을 건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