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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 이비누 Feb 13. 2024

의사 되면 행복할 줄 알았지

엔딩이 아니라 오프닝이었다

재수 1년

약대 4년

의학전문대학원 4년

인턴 1년

전공의 4년

군의관 3년


도합 17년...


그렇게 의사를 향한 긴긴 여정이 끝나고 

'모두모두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라는 해피엔딩을 볼 줄 알았지만

네이버 웹툰 내과박원장



현실은 토요일 오후까지 근무하며

집-병원-집-병원 생활을 반복하다 보니

거울 속엔 

축 늘어진 어깨와 보기 싫은 뱃살을 가진

아저씨만 남아있었다.


사회생활이라곤 

의대 동기 카톡방에서 

매일같이 '의사 되면 ~할 줄 알았지'같은

푸념 섞인 대화가 전부.

바쁜 일상 속에서 다 같이 시간 맞춰 만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소심한 성격에

환자의 경과가 안 좋으면

하루 종일 걱정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불안한 마음에 잠 못 드는 날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마음의 병이 찾아왔다

무기력, 우울감에 전문의 상담도 받았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내가 문제인 걸까?

의사가 되면 만사가 해결될 줄 알았는데...


한평생 하라는 공부만 했을 뿐

내 삶에 대해 

직접 생각하고 고민해 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 줄 아는 것이라곤

공부하고 정리노트를 만드는 것 밖에 없어서

이제 이 복잡한 마음을 정리하며

마음의 문제를 풀어봐야겠다고 결심했다.


이렇게 마음먹으니 

새로운 목표가 생긴 느낌에 

설레는 마음도 생기는 듯하다.



지금까지는 오프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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