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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 이비누 Nov 21. 2024

원장님 어지럼에 좋은 영양제 뭐 없나요?

더하기보다 빼기가 중요하다.

진료실에서 가끔 환자분들이 묻습니다. “어지럼에 좋은 영양제는 뭐 없나요?” “비염에 좋은 음식 추천 좀 해주세요.” 이럴 때마다 저는 한결같이 이렇게 답합니다. “뭘 더 챙겨 먹기보다는, 몸에 나쁜 걸 안 하시는 게 더 좋습니다.”

우리는 이미 영양 과잉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비타민이 결핍되어 병이 생기는 경우는 드뭅니다. 오히려 칼로리 과잉 섭취가 비만과 성인병을 유발하고, 술과 담배 같은 유해한 습관들이 우리 몸을 갉아먹습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은 몸에 나쁜 것은 그대로 두고, 좋은 음식을 더하거나 영양제를 먹는 것으로 해결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 몸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건강은 더하는 것이 아니라 빼는 것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종종 “좋은 것을 더하면 나쁜 것을 상쇄할 수 있다”고 착각합니다. 하지만 건강의 원리는 그 반대입니다. 몸에 나쁜 것이 있는 상태에서 아무리 좋은 것을 더해도 제로(0)가 되지 않습니다. 나쁜 것을 빼는 것이 건강의 출발점입니다.

담배를 피우면서 비염이나 기침이 좋아지길 기대하는 것은 욕심입니다. 술을 마시며 간과 위장을 걱정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비염에 좋은 음식이나 간 건강에 좋은 영양제를 찾는 것은 마치 바람이 새는 풍선을 손으로 막으면서 공기를 더 넣으려는 것과 같습니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마세요


몸이 피곤하고 어지럽다면, 먼저 수면을 방해하는 습관이 없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충분히 자고 있지 못하다면, 잠자리에 들기 전에 휴대폰을 멀리 두세요. 수면 부족은 그 어떤 영양제로도 해결되지 않습니다.

소화가 안 되고 속이 쓰리다면 냉장고에 있는 맥주와 커피를 치우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아무리 소화에 좋은 음식을 더 먹는다고 해도, 위장을 자극하는 나쁜 습관을 멈추지 않는다면 효과는 미미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하기보다 빼기를 고민하자


우리는 흔히 건강을 위해 “무엇을 더 해야 할지” 고민합니다. 더 좋은 음식을 먹고, 더 많은 영양제를 챙기고, 더 복잡한 운동을 계획합니다. 하지만 진짜 건강은 무엇을 더하기 전에, 내 건강을 해치는 요인들을 제거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이제부터는 새로운 것을 더하려고 하기 전에, 내 몸에 해로운 습관과 환경을 먼저 점검해보세요. 몸은 복잡하지 않습니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면 스스로 회복하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힘을 방해하는 나쁜 것들을 줄이거나 빼내는 것이야말로 건강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원칙입니다.




건강의 시작은 단순한 질문으로부터

건강을 위해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세요.  

“내가 지금 이 음식을 먹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 몸이 피곤한 이유는 무엇일까?”

“내가 무엇을 멈추면 더 좋아질까?”

이 질문들을 바탕으로 내 몸과 마음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들을 하나씩 덜어내는 연습을 시작해 보세요. 건강은 더하기가 아니라 빼기로부터 시작됩니다. 그리고 빼기가 제대로 이루어졌을 때, 진짜 건강을 위한 더하기가 비로소 효과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더하기의 유혹에 흔들리지 말고, 나쁜 것을 덜어내는 습관을 만들어 보세요. 그것이 건강으로 가는 가장 빠르고 단순한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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