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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 이비누 Nov 14. 2024

의지박약 의사의 헬스장 갈 때 루틴

내가 무슨 핑계로든 운동 안갈거라는걸 누구보다 내가 더 잘 안다.

운동을 꾸준히 해내는 일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저처럼 운동에 강한 의지가 없는 사람이라면, 그 부담이 더 크게 느껴지죠. 인터넷이나 주변에서 “운동은 루틴이 중요하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그래서 한번 따라해 보려고 ‘완벽한 운동 루틴’을 준비해보곤 합니다. 예를 들어, 운동복을 차려입고 에어팟을 끼고, 운동화를 가방에 챙기고 헬스장에 가서 보충제를 준비한 후에 운동을 시작하는 그런 루틴이요.


하지만 이렇게 거창한 준비가 필요한 운동은 사실 꾸준히 지속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처음엔 열정적으로 시작해도, 며칠이 지나면 쉽게 낙오하기 마련이죠. 저도 그런 사람이라는 것을 알기에, 이제는 최대한 운동에 필요한 과정을 단순하게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운동을 제대로 하려면 복잡한 준비물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아무 생각 없이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이 먼저 필요합니다.




‘넛지’를 활용한 작은 습관 만들기


‘넛지(Nudge)’라는 책에 보면 우리가 습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에너지로 행동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합니다. 복잡한 루틴이 아닌, 아무 생각 없이 하게 만드는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마치 세면도구를 헬스장에 두고 아침에 씻기 위해서라도 헬스장에 가게 하는 방법처럼요.


저도 이런 원리를 활용해 보려고 합니다. 요즘 밤에는 다음 날 운동할 때 마실 물을 물통에 미리 담아두고, 헬스장에서 신을 운동화는 신발장 옆에 실내화 가방에 넣어둡니다. 이렇게 하면 아침에 아무 생각 없이 물병과 가방을 들고 나가기만 하면 되는 환경이 됩니다. 물론 이런 준비를 해도 여전히 운동을 못 가는 날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이런 작은 준비가 운동을 가로막는 핑계를 조금이나마 줄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거창함이 아닌 단순함이 더 중요한 이유


운동에 필요한 준비가 거창하면 처음엔 멋있어 보이지만, 결국 부담이 되어 금세 포기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제는 운동을 시작할 때 큰 준비가 아닌, 티셔츠 하나, 운동화 하나, 물병 하나만 챙기고 나가려고 합니다.

이렇게 간단한 준비로 가볍게 시작하는 운동이 오히려 더 지속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운동이 목적이라면, 복잡한 준비물 대신 내가 원하는 시간에 편하게 나설 수 있는 준비가 더 중요합니다. 운동복을 갈아입고 물병 하나만 들고 간단하게 출발하는 것, 그런 작은 변화가 오히려 꾸준히 운동을 이어가게 합니다.




운동은 큰 결심보다는 작은 습관으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운동복을 차려입고 보충제를 챙기는 완벽한 루틴이 아니더라도,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운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그 상태로 가볍게 시작하는 것이 오래 지속할 수 있는 힘이 됩니다.

물론 이렇게 하더라도 계획한 대로 되지 않습니다. 때로는 더 자고싶고, 더 쉬고 싶고... 하지만 이러한 실패와 도전을 계속 반복하다보면 언젠가는 나만의 루틴이 생기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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