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은 통계의 학문입니다. 특정 수치를 기준으로 질병의 유무를 판단하는 것은 의학의 발전 과정에서 합의된 결과입니다. 예를 들어, 수축기 혈압이 140을 넘으면 고혈압, 당화혈색소가 6.5를 넘으면 당뇨라고 정의합니다. 하지만 이 기준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평균값을 바탕으로 정해진 것에 불과합니다.
그러면 혈압이 139라면 정말 괜찮은 걸까요? 당화혈색소가 6.6이라면 큰일 난 걸까요?
결론적으로, 우리가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은 이런 수치 자체가 아닙니다. 건강은 단순히 숫자로 정의할 수 없는, 더 주관적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건강이란 무엇인가?
저는 건강을 이렇게 정의하고 싶습니다. “내 몸을 온전히 내 생각대로 움직일 수 있는 상태.” 이 정의는 누구에게나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매우 주관적입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30분의 가벼운 산책이 건강의 척도가 될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는 마라톤을 완주하는 것이 건강의 기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건강은 단순히 수치나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건강은 내가 내 삶을 원하는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모두에게 동일한 기준은 없다
의학적 권고사항은 참고로 삼기에 유용하지만, 그것이 나의 건강 상태를 완벽히 대변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매일 20g의 단백질을 섭취하고 2L의 물을 마시라는 조언은 과학적으로 유의미한 가이드라인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의 필요와 몸 상태는 다릅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1.5L의 물로 충분할 수 있고, 또 다른 사람에게는 30g의 단백질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만의 건강 지표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가 피로를 덜 느끼는 시간은 언제인가?
어떤 음식을 먹었을 때 몸이 가장 활기찬가?
얼마나 걸었을 때 내 몸이 상쾌한가?
이런 질문을 통해 나만의 건강 기준을 찾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작은 신호에 귀를 기울이세요
우리 몸은 매일 작은 신호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피로감, 소화 불량, 잠이 잘 오지 않는 문제, 근육 뭉침 등은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라, 내 몸이 전하는 건강의 적신호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신호들을 무시하지 않고 귀 기울이는 습관을 기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하루 종일 피곤하다면 수면 시간이 부족했는지, 아니면 수면의 질이 나빴는지 점검해보세요. 식사 후에 소화가 안 되거나 속이 불편하다면, 특정 음식이 내 몸에 맞지 않는 건 아닌지 관찰해보세요.
이 작은 신호들을 인식하고 대응하는 것만으로도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숫자보다 내 몸에 관심을 가지자
건강을 지키기 위해 정해진 숫자와 규칙에 집착할 필요는 없습니다. 매일 물을 몇 리터 마셨는지, 단백질을 얼마나 섭취했는지 체크하면서 에너지를 소모하기보다는, 내 몸이 언제 가장 잘 작동하는지에 대한 감각을 키워보세요.
건강은 나만의 기준으로 측정되고, 내 몸과 대화하며 스스로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집니다. 오늘은 내 몸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들어보세요. 그 신호를 이해하고 존중할 때, 우리는 단순히 질병이 없는 상태를 넘어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드는 진정한 건강에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결국, 건강이란 숫자 뒤에 숨은 진짜 나의 상태를 바라보는 것. 그리고 내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에 귀를 기울이는 것에서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