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배우는 리더십

합리성, 신뢰, 배려, 성장, 용기로 만들어지는 진짜 리더십의 모습

by 소뚱파

"갑자기 잘하라고 팀장 시킨 게 아니라, 원래 하던대로 하라고 팀장 시킨 겁니다."


2019년 겨울,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는 야구 드라마가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일터 이야기'로 우리 곁에 다가왔다. 프로야구 만년 꼴찌팀 드림즈에 부임한 백승수 단장(남궁민)의 리더십은 단순한 드라마 속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것은 비합리적인 조직 속에서 합리주의를 관철하고, 조직 구성원을 믿으며, 변화를 만들어가는 이 시대 우리 모두의 이야기였다.


신뢰는 확인에서 시작된다!

백승수는 부임 첫날부터 파격적인 결정을 내린다. 팀의 4번 타자 임동규를 트레이드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모두가 반대했지만, 그는 철저하게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진행했다. 이세영 운영팀장이 "오래 봐온 분이라 믿는다"며 고세혁 전임 단장을 변호하자, 백승수는 이렇게 말한다. "그 확실하지 않은 근거를 확실하게 확인해 볼 생각은 안 해보셨어요?"

우리는 종종 '믿음' 또는 ‘그럴 리가 없어’ 라는 이름으로 검증을 회피한다. 오래 함께 일한 동료, 선배가 한 말이라는 이유만으로 사실관계 확인을 무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진정한 신뢰는 맹목적 믿음이 아니라 철저한 검증 위에서 쌓인다. 백승수의 리더십은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2025년 리더십 트렌드에서도 직관과 데이터를 결합한 의사결정이 핵심으로 떠오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람을 보는 눈, 개별적 배려

"원래 하던대로 하라고 팀장 시킨 겁니다." 백승수가 양원섭을 팀장으로 임명하며 한 말이다. 이 한 문장에는 리더십의 본질이 담겨 있다. 그는 구성원 개개인의 강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들이 가진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했다. 이는 최근 많은 조직에서 Strength(강점) 기반의 리더십에 열정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현상과 그 궤를 같이 한다.

연봉 삭감 위기에 놓인 선수들, 해체 위기의 구단, 조직 내 부조리와 싸우는 과정에서도 백승수는 조직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변혁적 리더십의 핵심 요소인 구성원에 대한 '개별적 배려'를 실천했고, 팔로워들의 잠재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조직의 성과는 결국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에게서 나온다는 어쩌면 아주 당연한 사실을 여실히 증명한 셈이다.


배우는 리더, 성장하는 조직

"남들이 비웃는 게 무서워서 책으로라도 안 배우면 누가 저한테 알려줍니까? 그럼 사람들이 알려줄 때까지 기다릴까요? 1년 뒤에도 야구 모르는 게, 그게 진짜 창피한 거 아닙니까?"

야구 문외한이었던 백승수는 책을 읽고 공부하며 전문성을 쌓아갔다. 리더가 모든 것을 알 필요는 없다. 하지만 배우려는 자세만큼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는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끊임없이 학습했으며, 이는 조직 전체에 학습하는 문화를 만들어냈다. 이것이야 말로 ‘피터 센게’가 주창한 '학습하는 조직'의 산 모습이 아닐까 싶다.


가치를 지키는 용기

"어떤 일이 중요하고 어떤 일은 아니고, 그런 걸 판단하는 기준이 돈밖에 없습니까?" 권경민 사장과의 대립 속에서도 백승수는 자신의 가치관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그는 구단을 새로운 오너에게 매각하는 데 성공했고, 드림즈를 한국시리즈에 진출시키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리더는 때로 불편한 진실을 말해야 하고, 조직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권력과 맞서야 한다. 백승수는 '갑'이 아닌 협상가이자 조정자로서 리더의 역할을 보여주었다. 그의 카리스마는 권위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자기희생과 원칙을 지키는 용기, 그리고 리더로서의 솔선수범에서 나왔다.


스토브리그가 우리에게 남긴 것은 비단 야구 이야기 뿐만이 아니다. 그것은 합리성, 신뢰, 배려, 성장, 용기로 만들어지는 진짜 리더십의 모습이다. 오늘 당신의 일터에서, 당신의 팀에서도 백승수 같은 리더십을 한번쯤 고민해 보기를 바란다. 그 고민의 시작이 리더와 팔로워를 연결하는 시발점이 될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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