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의 좋은 점

비록 불합리해도 괜찮은 게 있었다.

by 죠니야

나는 운이 좋았는지 대학 입학부터 취업까지 객관식 선다형 시험만 잘 보면 문제 될 게 없었던 시대에 살았다. 길면 하루 짧으면 반나절의 시험으로 모든 게 결정되었다. 바람직한 건 아니지만 최소한 결과의 공정성은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재수 삼수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열심히 공부해 성공하는 친구들도 꽤 있었다.

간혹 시험 운이 억세게 좋은 사람들이 있다. 모르는 문제들을 그냥 찍었는데 다 맞은 사람, 시험에 자기가 공부한 내용만 나온 사람, 쉬는 시간에 우연히 본 내용이 시험에 그대로 출제된 사람 등 모든 게 점수로만 결정되다 보니 이렇든 저렇든 점수만 좋으면 됐다. 합격 불합격이 갈라지고 대학이나 직장 레벨이 달라졌다. 당일 시험 운에 따라 사람의 인생이 결정된다는 건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하지만 나름 긍정적인 점도 있다. 합격한 사람은 운이 좋아 합격했다 생각하기에 교만하지 않았고 불합격한 사람도 운이 없어 떨어졌다 생각하기에 좌절하지 않았다. 이런 건 괜찮은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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