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적인 정상
법조인 아버지 누구보다도 엄정하고 정직하게 법대로 살았다. 어느날 갑자기 들려온 아들이 학폭 소식. 공부 잘하고 모범생이라 믿었던 아들이 약한 동급생을 몆 년 동안이나 괴롭혀온 것이었다. 괴롭힘을 당한 아이나 아이의 부모는 어디에도 하소연할 데 없는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이었다. 아버지는 가해자인 아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다른 가해 학생 부모들과 협력하여 입을 맞추고 가해 증거는 없애고 피해 학생에게 불리한 증거나 증언을 조작했다. 피해 학생 부모에게는 합의를 종용하면서 한편으로는 돈을 노리고 문제를 일으키는 사기꾼이라 몰아갔다. 우리 아들의 입시에 조금이라도 불이익을 주면 가만있지 않겠다고 학교와 담당 교사를 협박했다. 가해 학생들은 고개 뻣뻣이 들고 학교에 멀쩡히 다니는 데 피해 학생은 학교에 나오지도 못하고 생판 알지도 못하는 곳으로 전학 갈 준비를 한다.
보다 보다 못해 악마가 나타났다.
악마 : 야! 너는 어떻게 나보다 더 악하냐?
아버지 : 부모는 자식을 위해서라면 목숨까지도 버려야 하는 거 아니에요? 내가 아는 지식과 실력을 조금 이용
한 건데요!
악마 : 야! 그래도 당한 애나 당한 애 부모 생각은 안 하냐?
아버지 : 당한 애는 부모 잘못 만난 거니까, 할 수 없고요. 그 애 부모는 억울하면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됩니다.
악마 : 그럼 네가 하는 일이 나쁜 일이 아니라는 거냐?
아버지 : 물론이죠!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이니 좋은 일이죠.
악마 : 악하면 좋은 부모가 되고 착하면 나쁜 부모가 되는구나! 이게 맞는 거냐?
악마도 헷갈리게 만드는 일이 날마다 대한민국에서 벌어진다. 학교뿐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모든 곳에서 이런 비정상적인 정상이 일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