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순이

생각하면 아련해지는 그 이름

by 죠니야

삼순이 하면 촌스러운 여자 이름의 대명사다. 남존여비 사상이 지배하던 시절 며느리가 여자아이를 낳으면 시아버지들은 일순이 이순이 삼순이 하는 식으로 이름을 지어버렸다. 그런데 이런 삼순이는 그래도 낫다. 우리나라 산업화 과정에서 정말 괴롭고 고단했던 삼순이가 있다. 식순이, 차순이, 공순이다. 입에 풀칠도 하기 어려운 집에서 “ 집에서 굶주리지 말고 있는 집에 가서 세끼 밥이라도 얻어 먹어라 ” 하며 도시 잘사는 집의 가사 노동자로 보냈다. 바로 식순이(식모)다. 이제 다 컸으니, 돈 벌어 고향 집 살림에 보태거나 공부 잘하는 오빠 등록금 대주라고 보낸 게 공순이(공장 직공)와 차순이(버스 안내양)다. 어느 하나라도 만만한 게 없다. 노동 강도가 엄청났고, 약자의 입장이기에 삼순이들은 항상 맞고, 누명 쓰고, 유린당했다. 생각하면 너무나 억울하고 불쌍했다. 당시에는 집안이 어려워지면 딸들이 제일 먼저 집에서 축출되었다. 그나마 고생한 보람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고향의 아버지나 오빠 중에는 정말 한심한 사람도 많아 딸들의 희생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사람도 허다했다.

이 삼순이들은 이제 거의 70대 할머니들이다. 다음 세대들은 이 삼순이들의 고생을 조금이라도 알아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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