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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르게 보여도 괜찮아

마키아벨리즘의 세상이라도 희망은 있다.

by 죠니야

교수였던 친구가 한 말이다. “ 학생들에게 무섭고 엄격하게 대할 때에는 성적에 이의 신청하는 친구가 한 명도 없었다. 올해 초, 어떤 계기가 있어 부드럽고 너그럽게 학생들을 대했더니 학기 말에 한 명도 빠짐없이 성적에 이의 신청을 하더라. ”

누구나 이런 경험을 한 번쯤은 했을 것이다. 사람이란 잘해주는 사람을 처음에는 고맙게 생각하지만, 차츰 당연한 걸로 여기고 그러다 기대에 미치지 않으면 비난한다. 좋은 사람 잘해주는 사람에게 잘하는 게 당연한 일이거늘 왜 그렇게 하지 않는지! 그래서 " 절대 무르게 보이지 말라! " 하는 모양이다.

이런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본 이가 마키아벨리다. 그는 『군주론』에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 군주는 사랑을 받는 것보다 두려움을 받는 게 훨씬 안전하다. 인간은 사악한 동물이라 사랑으로 유지되는 의리는 이해관계 앞에서 여지없이 무너진다. 군주가 부드러우면 자기 뜻을 따르고, 군주가 무서우면 군주 뜻을 따른다. 인간은 반인반수다 도덕만 앞세우면 반드시 망한다, ”

마키아벨리즘하면 음흉하고 사악한 음모를 획책하는 정치가들 사이에서나 벌어지는 일로 생각하기 쉽지만,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서도 비슷한 일들이 얼마든지 벌어진다. 그래서 거짓말과 배신, 폭력과 핍박이 난무하는 모양이다.

그렇다고 낙심하지는 마라. 판도라의 상자 속에도 희망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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