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점을 고친다는 게 장점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프로야구 최고의 유망주였던 A군. 그는 누구나 부러워하는 엄청난 재능을 가졌다. A군은 고등학생 때부터 150km를 상회 하는 강속구를 던졌다. 당연히 높은 순위로 지명됐고 막대한 계약금을 받으며 프로야구팀에 입단했다. 워낙 출중한 재능의 A군이기에 입단하자마자 큰 기대를 받으며 경기에 나섰지만, 프로의 벽은 쉽게 넘을 수 없었다. 결국 2군으로 내려갔다. 2군에서 열심히 훈련하면 다시 재능을 발휘해 에이스의 위용을 되찾을 것으로 생각하고 A군은 5-6년을 열심히 노력했지만, 유망주로만 지내다 끝내 재능을 피워보지 못하고 은퇴했다. 은퇴 이유는 고질적 부상이라고 했지만, 실제 이유는 A군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강속구가 사라져 버린 것이었다. 2군에 내려간 A군은 워낙 큰 계약금을 주고 데려온 선수였기에 구단의 관심이 컸고 여러 명의 코치가 달라붙어 A군의 단점이라 생각되는 제구력을 키우기 위해 A군을 다듬기 시작했다. 계속 투구폼을 바꾸고, 훈련 방법을 달리하면서 지도했지만, 어느 투구폼도 A군에게는 맞지 않았다. 제구가 향상됐다 싶으면 변화구가 안되고 그래서 또 투구폼을 바꾸면 스피드가 안 나오고 결국 처음 투구폼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5-6년의 쓸데없는 훈련으로 누적된 피로는 이미 A군의 어깨를 갉아 먹었다. A군은 제대로 공 한 번 던져보지도 못하고 시들어 버렸다.
교육에서 가장 금물은 학생마다 개성과 능력이 다른 것을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자기 경험과 방식만을 고집하여 강요하는 것이다. 특히 과거 영재였던 코치나 선생들이 그런 어리석음을 자주 범한다. 또 하나는 성급함이다. 열매가 채 익지도 않았는데 따버리는 경우다. 빠른 결과가 중요한 게 아니라, 잘 익도록 대기로 성장하도록 진득하게 기다려주는 게 중요하다. 기다림의 지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