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내가 이렇게 나이를 먹었나?라고 느낄 적이 있지 않은가? 나와 같은 시대의 연예인들이 나이 들어 출연한 TV를 보고 있으면 흘러간 나의 세월도 피부로 체감된다. 삶을 풍성하게 하기 위해 커리어를 쌓으며 달려온 자신에게 '여유'를 준 적이 있는가? 소크라테스의 말 중 '한가로운 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재산이다.'라는 명언이 있다. 그만큼 우리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투자하는 주식과 같은 삶을 살아간다. 힘들어도 견디고 분투하며 내일의 맑음을 소망한다.
꿈이 없어도 되는 세상을 상상해 본 적이 있는가? 꿈꾸지 않아도 되는 세상, 비전이 없어도 괜찮은 세상 지금 이대로의 모습의 만족하고 살아가는 인생은 얼마나 평온할지 가끔 상상해 본다. 좋은 말들로 포장하여 꿈을 위한 성장을 강요하는 사회적 광고들을 나는 매우 싫어한다. 오늘이 없으면 내일도 없듯이 오늘을 만족하지 못하면 내일 또한 흐릴 것이다. 출근하기 싫어도 회사에 출근해야 하며, 학교를 가기 싫어도 학교를 가야 하는 것처럼 먹고사는 문제의 있어서의 기본은 물론 놓아선 안 된다. 해야 하는 것들을 하지 않고 나의 만족만을 위해 살아가는 삶이 자유는 아닌것 처럼 우리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은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는 갖추어야 한다. 하지만 일상 속에서 남는 '잉여 시간'은 우리가 언제든 누릴 수 있는 자유다. 주말에도 편히 쉬지 못하고 다음 날 출근해서 덮쳐올 업무에 겁을 먹고 있는 당신,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 시간들 속에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는 당신! 우리는 보통 쉬는 날을 헛되이 사용한다.
TV와 게임을 하는 일 또한 알게 모르게 많은 에너지를 빼앗긴다는 것을 아는가? 편히 쉬는 것 같아도 생기 있는 활력의 에너지를 불어 넣어주진 못한다. 가끔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 때리는 시간들 속에서 나는 자유와 평안을 느낀다. 잡다한 생각도 하지 않고, 불금이니 술을 먹어야 한다는 문화적 강박도 떨쳐버리며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들 속에 재충전 된 에너지를 실감한다. 멍 때리고 있다보면 이따금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떠오르고, 요리를 해보고 싶다던가, 책을 읽고 싶다던가, 운동을 하고 싶다던가, 잠을 자고 싶다던가 내 몸이 원하는 정직한 욕구를 찾을 수 있다. 때로는 우린 너무나 많은 생각 속에서 쉬는 날에는 이걸 해야만 해!, 시간이 아까우니 빼곡히 채운 일정들을 수행해내려 바쁘지 않은가? 나도 예전에는 그러했지만 요즘은 나만의 재충전 시간을 가지며 즐긴다. 책을 읽기도 하고 이렇듯 글을 쓰며 복잡한 생각들을 정리해나가기도 하며, 도무지 아무것도 잡히지 않을 때는 자연 속을 걷기도 하고, 잠을 자기도 한다. 어떤 행위를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후회 없이 만족할 만한 일상들에 나만의 의미를 부여하고 창조해 내는 것이 내가 온전히 쉼을 취할 수 있는 노하우다.
도시 속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이들에게 자연에서 멍 때리기를 추천한다. 내가 해본 쉼 중 그보다 좋은 건 없었다. 항상 전자파가 보내는 신호의 우리는 피로함을 느끼고 휘황찬란한 불빛 속에 우리의 시각은 지쳐있다. 자연을 가본다면 아마 공감할 것이다. 지저귀는 새들의 노랫소리와 좋은 공기 속에서 맑은 하늘을 바라보고 있자면 걱정이 눈 녹듯 사라진다. 문득 자연이 이렇게 아름다웠는지? 꼭 처음 와보는 세상처럼 경이로운 신비함에 매일 다른 감성을 체감할 것이다. 그중 나는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는 시간이 가장 평안하다. 푸른 하늘에 구름이 천천히 지나가는 광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의 여유를 찾는다. 내가 일상적으로 바라보는 시야는 고층 건물, 빼곡한 상가들, 시끄러운 자동차뿐이기에 하늘을 바라보며 조급한 나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인생은 '변화'와 '창의성'이다. 일상이 무의미하고 살아가는 목표가 흐릿하다면 우리는 꾸준히 달라져야 한다. 고통스러운 일상 안에서10년, 20년을 반복적으로 살아도 삶은 늘 불행일 것이다. 나는 자연에서 느끼는 감성을 통해 새로운 소망을 다짐하고 생각이 단순화되니, 그간 고민들의 해답을 명료하게 얻어내고 올 적도 많았다. 친구들을 만나 술을 먹고, 클럽을 가고, 영화를 보는 일상이 되레 내게는 피곤한 휴일임을 깨달았다. TV에서 썰매를 타는 꼬마 아이 인터뷰 내용이 떠오른다. '꼬마야 썰매를 타기 위해 올라갔다 내려오는 일이 힘들지 않니?' 라고 묻자 '올라갈 때 힘듬을 이겨내지 않으면 내려올 때의 즐거움도 없어요' 라고 대답해서 감탄했다. 꼬마 아이가 내려올 때의 몇 초를 즐기기 위해 오르막길을 오르는 것처럼 휴일이 내게는 그러하길 소망한다. 일상이라는 오르막길을 오르고, 내가 원하는 여유를 누리는 값진 휴일! 해보지 않은 변화를 통하여 정말 많은 영감을 얻었다. 많은 이들이 일상에서 각자의 의미를 부여하고 '변화'된 휴일을 가치있게 살아내길 소망한다. 고급 레스토랑에서의 식사와 화려한 해외여행이 아니더라도 생각의 전환을 통해 가까운 곳에서도 실천 가능한 자유는 얼마든지 있다. 또한 누리고 있는 휴일이 진정 내 몸이 원하는 정직한 욕구인지도 질문해 보길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