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는 왜? 정신병원이 없을까<66>

꼰대 정치인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⑦

by 이진구

<…우리는 우리를 이끄는 지도자와 그 집단에 대해 야박해서 눈물이 날 정도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그들이 힘들어 울어야 국민이 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삶이 나아지지 않는 건… 정책이나 전문가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사회지도층이 국민보다 힘들지 않고 편하게 살기 때문이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청담동 고급 술집에 간 게 사실이라면, 이 사실을 확인하기 쉬운 이유는 한 장관 때문이 아니라 윤 대통령 때문이다. 앞서 말했지만, 코끼리가 지나가면 많은 흔적이 남기 때문이다.


과거에 강남경찰서를 출입할 때였다. 점심 먹고 들어오는데, 수사과장이 아주 급한 표정으로 황급히 차를 타고 나가려고 하기에 "어디가냐?"라고 물었더니 "말할 수 없다"라고 했다. 뭔가 큰 사건이 벌어졌나 싶어 부랴부랴 쫓아갔는데, 서울 강남역 근처의 한 건물 앞에서 내리더니 부리나케 안으로 들어갔다. 그 건물은 당시 해양수산부가 있던 빌딩(서울 강남구 역삼동 진솔빌딩)이었는데, 현관 앞에는 의경들이 서서 출입을 통제했다. 뭔가 큰일이 벌어진 것 같은데 안에는 들어갈 수가 없어 서성거리다가 혹시나 해서 건물 앞 신문, 과자 등을 파는 키오스크 아주머니에게 "혹시 여기서 뭔 일 벌어졌나요?"하고 물었더니, 아주머니는 무심한 표정으로 "응, 낼모레 대통령이 온대. 그래서 건물 내부를 다 점검하는 거래"라고 했다.


대통령이 방문하는 곳은 며칠 전부터 대통령 경호실에서 나와 일일이 점검한다. 이 때문에 해당 장소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미리 알 수밖에 없고, 사무실 같은 곳은 점검하는 동안은 나가 있어야 한다. 이 사람들이 오가며 말하기 때문에 경호실의 의도와는 달리 알만한 사람은 대부분 알게 된다.

그럴 리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술집 가서 노는 걸 들키면 안 되기에 사전에 이런 점검을 안 했다고 치자. 그렇더라도 대통령이 움직이면 경호 인력 수십 명이 함께 따라다닌다. 당연히 차량도 여러 대고, 앞뒤로 경찰 오토바이들이 함께 한다. 또 경호상 차가 멈추면 안 되기 때문에 계속 달릴 수 있도록 해당 지역 경찰이 모든 교차로, 횡단보도 신호를 직접 통제한다. 윤 대통령이 와서 놀았다는 술집이 있는 동네에 가서 비슷한 시간에 문을 열었을 가게 몇 곳만 가서 물으면 이런 주변 상황을 십중팔구는 알 수 있다. 최소한 대통령이 들어가고 나올 때만이라도 경호를 위해 해당 가게 주변은 통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청담동 파출소에 가서 물어봐도 알 수 있다. 오기 전이라면 말하지 않겠지만, 며칠 후라면 별생각 없이 확인해 줄 가능성이 99%다. 대통령이 관할 지역을 방문하지 않고, 차를 타고 지나가기만 해도 해당 지역 경찰서장은 앞서 말한 교통통제나 불의의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현장을 지키기 때문이다. 생각면 너무 당연한 일이다. 대통령 차량 통과를 위해 신호등을 통제하는 강남경찰서 교통순경이 누구에게 지시받았겠나. 교통과장이 지시했을 테고, 그 교통과장은 경찰 서장에게 받았겠지. 설마 대통령 경호실이 경찰서장도 모르게 해당 김 아무개 교통순경에게 직접 지시할 리는 없을 테니 말이다. 그래서 알 수 있다.


그래도 세상일이란 혹시 모르는 것이니, 경호실의 술집 사건 점검도 없었고, 놀러 가는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 경찰에도 알리지 않고 비밀리에 갔다고 치자. 그렇다고 취재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앞서 말했지만, 우리는 기자 생활을 30년이나 했으니까. <⑧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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