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는 왜? 정신병원이 없을까<65>

꼰대 정치인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⑥

by 이진구

<…우리는 우리를 이끄는 지도자와 그 집단에 대해 야박해서 눈물이 날 정도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그들이 힘들어 울어야 국민이 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삶이 나아지지 않는 건… 정책이나 전문가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사회지도층이 국민보다 힘들지 않고 편하게 살기 때문이다.>


만약 어떤 기자가 '실세 법무부 장관이 대통령과 함께 국내 최고의 법률사무소 변호사 30여명과 고급 술집에서 밤새고 놀았다'라는 제보를 받는다면, 더군다나 그 자리에 함께 있었다는 당사자(첼리스트)의 음성 녹취까지 있다면 당연히 다음과 같이 사실 확인에 나선다.


1. 가장 먼저, 현장에 함께 있었다고 하는 첼리스트를 만난다. 음성 녹취는 첼리스트와 제보자(첼리스트의 남자 친구)간의 대화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본인에게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 기사를 쓰려면 현장 분위기, 참석자들의 대화 내용 등 녹취에 담기지 않은 세세한 내용도 필요하기에 현장 목격자를 만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구산국민학교 6학년 3반 학급신문 기자도 아는 일이다. 특히 이런 종류의 사안은 현장에서 벌어졌던 모든 일을 기사에 담을 수 있다.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이 입고 온 옷, 마신 술과 양, 폭탄주는 먹었는지, 종업원에게 팁은 얼마나 줬는지, 첼리스트에게는 어떤 말과 태도를 보였는지 등등 정말 그들이 핀 담배 종류까지도 기사에 담을 수 있다. 따라서 현장 참석자인 첼리스트를 만나야 하는 건 바지를 입기 전에 팬티를 입는 것만큼 당연하다.


만약, 현장 목격자인 첼리스트와 만날 수 없다면 이 제보는 사실이 아니거나, 아니면 굉장히 신빙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미 제보를 했는데 기자를 안 만나겠다는게 앞뒤가 안 맞기 때문이다. 신원이 알려지면 안 되기 때문이라고 둘러댈지 모르지만, 이런 사안의 기사에 제보자 얼굴이나 이름을 기사에 쓰는 언론은 없다. 만약 제보자가 신원 노출을 이유로 댄다면, 이 제보는 100% 뻥이라는데 내 한쪽 팔을 걸 수 있다.


2. 현장 목격자인 첼리스트의 말을 직접 들으면, 해당 제보가 사실인지 아닌지 상당 부분 가늠할 수 있다. 그렇더라도 언론사에는 거짓 제보, 혹은 자신은 진짜라고 믿는 황당한 제보가 워낙 많이 오기 때문에 당사자의 말을 입증할 수 있는 취재를 해야 한다. 이 사안에서는 정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술집에 왔는지를 첼리스트가 아닌 제삼자, 또는 다른 객관적 증거를 찾는 일이다. 이것만 확인되면 기사 취재로는 할 수 있는 데까지 한 것이다. 마지막에 본인 확인이 필요하지만, 이런 사안에서는 거의 100% "아니다"라고 하거나 연락이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사실 그렇게 중요하진 않다. 많이 보는 표현이지만, 기사 마지막에 "본지는 ○○○에게 사실 확인을 위해 전화를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라는 말을 붙이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3. 진짜 술집에 왔는지는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대통령의 동선은 비밀인데. 법무부 장관이 "맞아요. 나 새벽에 그 술집에서 대통령이랑 놀았어요" 이렇게 말해줄 리도 없고, 대통령이나 장관 비서실에 쳐들어가 "일정표를 내놔라"라고 할 수도 없다. 그런데 의외로 대통령의 동선은 사전에는 알기 어렵지만, 사후에는 비교적 쉽게 알 수 있다.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장관이 더 취재가 어렵다. 코끼리가 지나가면 흔적이 많이 남기 때문이다. <⑦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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