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정신병의 최고봉 ‘떴다방’ 공천 ①
<…우리는 우리를 이끄는 지도자와 그 집단에 대해 야박해서 눈물이 날 정도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그들이 힘들어 울어야 국민이 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삶이 나아지지 않는 건… 정책이나 전문가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사회지도층이 국민보다 힘들지 않고 편하게 살기 때문이다.>
이상한 사람들이 집단으로 모이면, 비정상이 어떻게 정상으로 둔갑하는지 이것처럼 잘 보여주는 게 또 있을까. 흔히 정당의 목적은 정권을 잡는 것이라고 한다. 나는 정당의 목적은 국가와 국민이 지금보다 더 나아지게 만드는 것이지, 정권을 잡는 것이어서는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이 그렇다고 하니 이 부분은 일단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렇다고 치자.
정권을 가지려면 당연히 선거에서 이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재를 발굴하고, 키우는 공천 시스템이 제 기능을 해야 한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나라 정당의 공천심사위원회는 선거 두어 달 전에 만들어져 끝나면 없어지는 ‘떴다방’이다. 그나마 상당수 공천심사위원장은 당과 선거의 생리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외부인인 경우가 많다.
선거에서 이기려면 당연히 상대방보다 더 좋은 후보를 내야 한다. 그런 후보를 발굴하고, 키우고, 검증해서 국민 앞에 내놓는 행위가 공천이다. 그런데 선거를 위해서라면 유명무실한 별 희한한 위원회를 수두룩하게 만드는 정당들이, 정작 가장 중요한 당 공천심사위원회는 선거 두세 달 전에 만들어서 선거운동 시작 직전에 해산하는 ‘떴다방’으로 운영한다. 공심위가 상설기구인 정당을 본 적이 있나.
‘떴다방’ 공심위가 양산하는 폐해는 엄청나다. 사실상 우리 정치가 이 모양이 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볼 수도 있다. 민간기업(공무원, 공공기관도 마찬가지다)에는 직원 인사 카드가 있다. 입사 때부터 퇴직 때까지 거쳐 간 부서, 업무, 상벌, 어학 및 업무 능력, 상사·동료들의 평가 등 거의 모든 이력이 명기돼있다. 회사에서 승진시킬 때는 형식적으로라도 이런 자료를 근거로 한다. 그런데 국회의원은 그런 자료가 아예 없다. 없는 게 당연하다. 평상시 의원들의 활동을 평가하는 기구가 없는데, 평가한 자료가 있을 리가 없지 않나.
만약 공심위가 상설기구로 존재한다면, 평소에 심사를 위한 자료 축적을 하게 될 것이다. 개별 의원들의 국회 상임위, 본회의 출석, 법안 발의 및 통과 건수 같은 단순 기록도 하겠지만, 정치·사회적 문제에 연루됐을 때 그것이 실제로 잘못을 저지른 것인지 아니면 본의 아니게 말려든 것인지, 혹은 처음에는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시간이 지나 진실이 밝혀지고 나니 아니었든지 하는 시시비비도 자료에 명기할 수 있다. 정치판에서는 문제가 터졌을 때 잘 알아보지도 않고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도매금으로 몰았다가 나중에 아닌 것으로 밝혀지는 일도 수두룩하니까.
그런데 이런 자료는 단 한 개도 없고 선거를 두세 달 남기고 급조된 공심위가, 당연직 내부 인사 몇 명을 빼면 후보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 외부 인사들을 들러리로 세워 후보를 결정하는 게 우리 정당들의 공천 방식이다. 그러니 제아무리 명망가를 공심위원장으로 모셔 오고, 유명 인사를 위원으로 위촉해도 결국 당 실세들과 당 사무처 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제대로 된 인재를 발굴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다. <②편으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