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감염병 ‘다만’증(症) ②
<…우리는 우리를 이끄는 지도자와 그 집단에 대해 야박해서 눈물이 날 정도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그들이 힘들어 울어야 국민이 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삶이 나아지지 않는 건… 정책이나 전문가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사회지도층이 국민보다 힘들지 않고 편하게 살기 때문이다.>
2022년 2월 15일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 패널인 ○○○ 변호사와 ○○○기자의 발언인데,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의 관용차 사적 사용 문제가 주제였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김 씨를 옹호하는 화면을 보여준 뒤 앵커의 질문이 이어졌다.
앵커=“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요, 관용차를 개인적으로 이용하는 게 관행이지만 잘못된 거다. 이번 기회에 고치자 이러면서 사실상 김혜경 씨를 감싼 것으로 그렇게 보이는데요.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 변호사=“당연히 잘못된 관행이면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김혜경 여사도 한… 두 번 정도 사과를 했고, 후보자도 사과하지 않았습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 관용차를 개인적으로 이용한 부분이 있다면 이것도 당연히 사과할 것으로 보이고요. ‘다만’ 이제 이런 논란이 한 11일째 되잖아요. 그러면서 제보가 하나씩 하나씩 나오다 보니까, 후보자가 지금 대통령 선거해야 하는데 매일 사과할 수는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 측면에서 저는 과거 이제 민주당이 보궐 선거 때, 서울시장 보궐 선거 때 생태탕 논란이 있었고, 그것에 있어서 본질은 생태탕이 아니라 어떤 시장으로서의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굉장히 중요하지 않습니까. 그렇듯이 대통령 선거도 국정 운영 능력도 굉장히 중요한 거거든요. 그런데 너무 이제 이런 것에만 몰입되다 보면 잘못하면 이번 선거가 또 닭백숙 대선, 초밥 대선이 될 수도 있는 거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검증도 중요하지만 조금 더 국가 운영 능력에 대한 측면이 중요할 것 같고, 또한 과거에 이런 이게 지금 A씨 같은 경우도, 공익 제보한 마음은 알겠습니다만, 한꺼번에 제공해야지 하나씩 제공하다 보니까 좀 순수성에 의심이 충분히 간다. 이렇게 생각됩니다.”
이게 ‘다만’의 여의도식 용법이다. 화자의 마음이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건지 초등학교만 나와도 알 수 있을 것이다. 관용차의 사적 사용이 잘못이라는 점을 인정하며 밑밥을 깐 뒤 ‘다만’을 이용해 더 이상 이런 얘기 하지 말자, 대선은 국정운영 능력을 보는 자리 아니냐며 더 이상 언급하지 말자고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올바른 사용법은 어떤 것일까. 마침 앞서 말한 대로 올바른 사용예시가 바로 이어졌다. 김혜경 씨가 방송 당일(2월 15일)부터 선거운동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는 국민일보 보도에 관한 이야기 중 나왔다.
앵커=“의전 관련 추가 의혹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어서 그런 여론을 의식해서 김혜경 씨가 비공개로 봉사활동 정도 하는 거 아니겠느냐 이런 전망이 나왔었죠.”
○○○ 기자=“그렇습니다. 지금까지 복수의 언론보도를 보면, 민주당에서는 앞서서 김혜경 씨가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서면서 어느 정도 파장이 일단락됐다면서도 여론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일단 비공개로 봉사활동을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이렇게 전해졌었는데요. 오늘 국민일보는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됐기 때문에 봉사활동이 아닌 당원과 지지자를 만나는 등 후보 배우자로서의 선거 운동을 할 것이라는 그런 선대위 관계자의 말을 보도했습니다. ‘다만’ 유권자를 거리에서 직접 만나서 공개적인 유세는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정상인’들은 이렇게 쓴다. 중학교때 우리반 꼴찌였던 조진상도 이렇게 쓴다. <'여의도 감염병 '다만' 증(症)'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