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는 왜? 정신병원이 없을까<81>

좋니? ②

by 이진구

<…우리는 우리를 이끄는 지도자와 그 집단에 대해 야박해서 눈물이 날 정도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그들이 힘들어 울어야 국민이 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삶이 나아지지 않는 건… 정책이나 전문가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사회지도층이 국민보다 힘들지 않고 편하게 살기 때문이다.>


다주택자보고는 집을 팔라고 하면서 자신들을 두 채씩 갖고 있던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고위직에 대해서는 더 적시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내로남불이라지만, 참 그 얼굴이 뻔뻔스럽기 그지 없기 때문이다. 맹자가 "춘추(春秋)가 나오자 난신적자(亂臣賊子)들이 다투어 숨을 곳을 찾으며 두려워했다"고 하셨다. 감히 이 글을 춘추에 비하는 것은 불경도 그런 불경이 없지만, 난신적자들의 비열한 행태를 후대에 남겨 놓기 위해서라도 감히 그런 불경을 무릅쓰고자 한다.


노영민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2019년 12월 청와대 참모진을 향해 실거주용 집 한 채를 제외한 나머지 주택을 처분하라고 권고했다. 자신도 서울과 지역구인 청주에 한 채씩 아파트를 보유했는데, 2020년 7월 1채를 처분하겠다고 밝히면서 서울 반포아파트를 팔겠다고 했다. 그러나 곧바로 서울이 아닌 청주 소재 아파트를 팔겠다고 정정하면서 ‘똘똘한 한 채’ 논란을 야기했다. (워낙 여론의 질타를 받자 다시 반포아파트를 팔겠다고 자신의 SNS에서 밝혔고, 결국 두 채 모두 팔았다. 뭐하는 건지)

김조원 전 청와대민정수석비서관은 2020년 8월 다주택을 처분하라는 청와대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대신 공직을 내려놔 '직보다 집을 택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2021년 3월 임대료 인상률을 5% 이내로 제한한 ‘임대차 3법’ 시행 직전 서울 강남구 소재 본인 아파트의 전세 보증금을 14.1% 올렸다. 이에 김 전 실장은 같은 달 29일 사의를 표명했다. 시민운동을 오래한 그의 별명이 '재벌저격수'다. 헐… 사람의 탈을 쓰고 어찌….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어제 자신의 SNS에 “이달 내에 서울 소재 아파트도 처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 실장은 2일 서울 반포와 충북 청주 자택 가운데 반포 것을 팔겠다고 했다가 곧바로 청주 자택을 팔겠다고 번복했다. 강남의 ‘똘똘한 한 채’만은 지키겠다는 시그널로 비칠 수밖에 없었다. 거센 역풍에 일부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의 탈당 행렬까지 줄을 잇자 뒤늦게 수습책을 내놓았지만 이미 발신된 그릇된 메시지를 주워 담긴 어려워 보인다.



다시 생각해 보자. 여기서부터는 산수다. 앞서 말한 민주당의 실정 때문에 국민의힘은 상당한 반사이익을 얻고 대선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국민의힘에게 엄청나게 유리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뛴 거다. 그런데 그 운동장이 다시 거의 평평한 상태가 됐다면 국민의힘 사람들이 한 선거운동은 거의 모두 마이너스 작용만 했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여의도 사람 중에 이렇게 말하는 이도 있다.

“원래 선거는 진영대결이고 늘 50만 표(이번은 아니지만)가 당락을 갈라.”

이 말이 맞는다면 앞서 위에서 말한 그 숱한 실정은 민심에 아무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는 뜻이 된다. 이건 말이 안 된다. 따라서 내가 생각할 수 있는 해석은, 민주당이 선사한 종잣돈을 국민의힘은 대선 후보 경선 때부터 대선 투표일까지 모두 까먹었다는 것이다. 자신들은 그렇게 하는 게 선거운동이고, 선거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겠지만 사실은 아니었던 거다. 민주당이 잘해서, 그동안의 실정을 만회해서 득표율이 오른 게 아니라는 것은 국민의힘 사람들도 잘 알 테니까. 그런데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뭐가 중한지’ 모르고 승리의 과실을 따 먹는 데 만 열중한다.


대선 1년 전인 2021년 4·7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57.5%, 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39.18%를 얻었다. 이후 1년 동안 민주당이 바뀐 게 없으니 사실 대선에서도 국민의힘이 정상적으로만 행동했다면 이 정도 표 차이가 나는 게 맞을 것이다. 그런데 다시 말하지만 0.73%p 차이였다. 지금까지 가진 재산을 다 까먹게 한 원인자들은 새 대통령이 취임해서도 여전히 강력하게 작동할 것이다. 하지만 선거에서 이겼기 때문에, 슬프게도 변해야 한다는 동력도 일어날 수 없다. 그런데 그들은 웃고 있었다. 마침 가수 윤종신의 ‘좋니’가 라디오에서 나온다. 좋니? <'좋니?' 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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