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무거운 자판키

Ctrl+C

by 친절한 곰님

책을 읽다 보면 유난히 머릿속을 맴도는 문장을 만나게 된다. 그런 문장을 종이에 옮겨 적고 입으로 소리 내어 읽어보기도 한다.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지는 문장이지만 막상 그 문장을 내 글로 표현하려 하면 꽤 어렵다.


'어떻게 이런 문장을 쓸 수 있지?'


글을 쓴다는 것은 마음속의 생각을 언어로 옮기는 일이다. 연필과 빈 노트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쉬워 보이면서도 가장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나처럼 취미로 글을 쓰는 사람은 굳이 써야 할 이유가 없기에 연습도 부족하고 실력도 쉽게 늘지 않는다. 둥둥 떠다니는 단어와 서술어를 어떻게든 조합해서 좋은 문장을 만들고 싶지만 마음처럼 잘 되지 않는다. 그러다 내 마음을 완벽하게 표현한 문장을 발견하면 질투심과 함께 그 문장을 그대로 사용하고 싶은 충동이 들기도 한다.


'COPY'


망설이는 시간 0.5초

'COPY' 버튼 누르는 시간 0.5초


이 단순한 동작은 그 글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지워버린다. 세상에 나와 있는 문장들은 수없이 쓰고 지우고 고치는 과정을 반복하며 선택된 결과물이다. 그만큼 공들인 시간에 대한 대가가 필요다. 그 대가, 그 시간이 바로 '저작권'이다. 이 저작권은 단순히 법적인 권리가 아니라 글을 쓰는 사람의 존재와 노력을 지켜주는 일이다.


저작권 보호에 관한 공익 캠페인이 시작된 지 꽤 시간이 흘렀지만 디지털 환경에서의 정보의 전파와 복사가 점점 쉬워지면서 저작권을 지키는 일은 시간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제는 클릭 몇 번으로 전 세계로 문장이 퍼지고 있다.


이런 시대에 키보드 자판에서 가장 무거운 키는 바로 Ctrl+C이 되어야 한다. 복사(COPY)는 그 자체로 간단한 작업처럼 보이지만 그 키가 담고 있는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Ctrl+C를 누르는 순간, 우리는 창작자의 시간과 노력을 빼앗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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